소설가 헬렌 던모어의 섬세한 긴장감..'외투'

이수지 2021. 2. 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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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영국의 어느 마을, 전쟁이 끝나고 몇 년이 흘렀지만 사람들의 몸과 마음, 그리고 마을 곳곳에는 여전히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저벨과 필립은 결혼한 지 두 달 된 신혼부부다.

지역 보건의로 자리를 잡아가는 남편 필립과 달리, 이저벨은 낯선 마을에서의 결혼생활이 쉽지 않다.

다정하지만 자기 일이 우선인 남편과 이웃들의 날선 시선들에 이저벨을 더 외롭고 무기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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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외투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1.02.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1950년대 영국의 어느 마을, 전쟁이 끝나고 몇 년이 흘렀지만 사람들의 몸과 마음, 그리고 마을 곳곳에는 여전히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저벨과 필립은 결혼한 지 두 달 된 신혼부부다. 지역 보건의로 자리를 잡아가는 남편 필립과 달리, 이저벨은 낯선 마을에서의 결혼생활이 쉽지 않다.

다정하지만 자기 일이 우선인 남편과 이웃들의 날선 시선들에 이저벨을 더 외롭고 무기력해진다. 이저벨과 필립은 자리를 잡을 동안 머물 요량으로 이 셋집에 들어왔다. 거실 겸 부엌과 침실으로 이뤄진 공간은 조악하고 욕실은 공용이다. 거기다 위층에 사는 주인 여자가 집안을 쉴새없이 걸어다니는 소리가 밤낮으로 이저벨을 괴롭힌다.

어느 날 이저벨은 집안 벽장에서 낡은 군복 외투를 발견한다. 끊임없이 집안으로 새어들어오는 외풍 때문에 밤마다 추위에 떨어야 했던 이저벨은 그 외투를 이불삼아 잠을 청한다. 오랜만에 단잠에 빠진 이저벨은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깬다.

영국 왕립문학회 회원이자 영국 문학 교과서에 작품이 실리기도 한 시인이자 소설가 헬렌 던모어의 '외투'는 우아하면서도 섬세한 긴장감이 감미롭게 물결치는 고스트 스토리이자, 열정적이면서도 가슴 아픈 로맨스가 있는 역사소설이다.

작가는 2차대전 뒤에도 전쟁의 상흔으로 신음하던 영국의 시대상과 이제 막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던 젊은 부부의 모습을 통해 신혼의 단꿈이 지나간 뒤의 허망한 현실, 평온한 일상의 보이지 않는 균열 위로 드리운 전쟁의 그림자, 산 자와 죽은 자의 시간, 안타깝게 생을 놓쳐버린 인간의 애절한 절규, 그럼에도 꿋꿋하게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남은 자의 비애를 다채롭게 그려낸다. 윤미나 옮김, 236쪽, 문학동네, 1만4500원.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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