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여론조사 100% 후보 선출방식으로 與 꺾기 어려워"

"선거 승리해도 셩과 못내면 중도층 여당쪽 쏠려..새 인물 필요"
"선거에서 민주당에 균열 내야 대선 승리 가능..내가 적임자"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출마를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마포포럼 '더좋은 세상으로' 정례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2.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금태섭 전 의원은 3일 자신의 서울시장 당선이 더불어민주당에 균열을 내고 대선 승리의 길을 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서는 "경선 과정이 단순히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향후 안 대표 측과 논의할 '제3지대 경선'이 토론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서 "민주당에 있으면서 원칙과 소신을 지키다가 탈당한 제가 당선된다면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마포포럼은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모임이다.

그는 안 대표를 향해 은근한 '신경전' 성격의 발언을 했다. 금 전 의원은 "제가 안 후보에게 제안해서 안 후보가 동의하신 '제3지대 경선'"이라며 "잘 아는 것처럼 안 후보가 수용하면서 '제3지대'라는 용어를 넣는 문제로 캠프에서 약간 설왕설래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이번 선거가 어떻게 되든지 저는 이번 선거에서 야권 단일화 문제를 푸는 데 약간의 공헌을 한 점을 인정받아야 한다"며 농담조로 말하기도 했다. 그가 안 대표에게 '제3지대 단일화'를 제시하면서 국민의힘은 국민의힘대로, 안 대표와 금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외부 후보는 그들대로 경선 일정에 돌입할 수 있게 된 점을 언급한 것이다.

경선 방식에 있어서는 안 대표 측이 거론한 '여론조사' 대신 '토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국민의당 사무총장인 이태규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100% 여론조사가 유력하다고 말한 바 있다.

금 전 의원은 "단순히 여론조사를 통해서 가장 높은 수치를 얻은 사람이 후보가 되는 방식으로는 강력한 여당을 꺾기 어려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경선 시기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일찍 끝내거나 늦추는 건 적절치 않아서 (국민의힘 최종 후보 결정일인) 3월4일에 맞춰서 끝내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민주당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가 되어야 하지만 점차 '정권 심판' 프레임이 옅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의 선거 전략이 국민의힘보다 한수 위라고도 봤다.

금 전 의원은 "정치권의 진영논리와 편가르기는 갈수록 악화됐다. '조국 사태' 때는 평소 가깝던 사람들이 서로 적대감을 갖고 '단톡방'을 깨고 나가기도 했다"며 "이번 선거가 중요한 건 그런 현상을 부추겨서 정치적 과실을 취해 온 세력에게 책임을 묻고, 상식에 맞는 정치를 복원할 수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여전히 걱정"이라며 "야권 후보가 난립하고 여당이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을 퇴진시키는 등 태세전환을 하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출신인 금 전 의원은 "정말 중요한 것은 이번 선거가 아니라 내년에 있을 대선"이라며 "민주당이 보궐선거에 질 경우, 민주당은 새로 선출된 야당 서울시장을 꼼짝못하게 포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렇게 1년을 허송세월하게 한 다음 '봐라, 우리도 잘한 건 없지만 저쪽은 더 못하지 않느냐'라고 하면서 중도층을 끌어들이려 할 것"이라며 "편가르기와 '상대편이 더 못한다'고 공격하는 건 민주당의 장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럴 경우 "서울시장 선거에 승리하고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야권에 실망한 중도층도 여당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며 "여기에 제대로 대응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대안으로 금 전 의원은 "경선 과정이 단순히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처방이 필요한지,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고 토론하며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만들어야 승리할 수 있다"고 토론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 제가 출마한 이유"라며 "기존에 대선과 서울시장 선거에 나갔던 분들이 박영선 혹은 우상호 후보와 본선에 서게 되면 차별화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야권 출신 서울시장 후보를 포위하고 전력을 다해 방해할 것이라고 전망한 금 전 의원은 "원칙과 소신을 지키다가 민주당에서 탈당한 제가 당선된다면 민주당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금 전 의원은 자신을 지지한다고 선언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친하다가도 조금만 자기가 생각하기에 잘못된 일을 하면 바로 비판을 하는 까칠한 분"이라며 "이런 분들이 선뜻 표를 줄 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안 대표와 만나는 금 전 의원은 "경선룰이나 방식을 고집할 생각은 전혀 없다. 미래의 비전을 놓고, 폭넓고 깊이 있는 토론을 갖자는 제안을 드릴 생각"이라며 "적어도 설 전에 토론을 시작하자. 무슨 '실무협상' 같은 것에 시간을 끌면서 유불리를 따지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지 말자"고도 했다.

kays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