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은행 배당 축소..관치 논란 없애려 가이드라인 준 것"

서상혁 2021. 2. 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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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CEO 중징계엔 "보고 받은 사항 없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4일 서울 강동구 현대EV스테이션 강동에서 열린 미래차·산업디지털 분야 산업-금융 뉴딜 투자 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배당 축소 권고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관치(官治) 논란을 해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명한 의사 결정을 바탕으로 명확한 지침을 만든 만큼, 오히려 은행들이 주주들을 설득하기 쉬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라임 판매 은행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통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4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서울 강동구 현대EV스테이션에서 열린 '미래차-산업디지털 분야 산업·금융 뉴딜 투자 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금융권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은행과 은행금융지주에게 배당 성향을 20% 아래로 낮추도록 권고한 바 있다. 2019년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의 배당 성향은 25~27%로, 당국의 권고대로라면 최대 7%포인트(p)까지 줄어든다. 배당 성향이란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이를 두고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관치 금융'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민간기업의 경영 사안에 당국이 개입한다는 것이다.

은 위원장은 투명한 의사 결정을 바탕으로 명확한 지침을 내린 만큼, 관치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는 "금융위원회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바탕으로 장기침체 시나리오인 L자형을 통과한 회사는 20%를 넘어도 좋다고 했는데, 이거보다 명확한 지침이 어디 있겠나"라며 "알아서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공문을 보내주겠다고 했으니 은행 입장에선 공문을 가지고 주주에게 설명을 하는 것도 가능해졌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의결을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주는 건 관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국이 구체적인 지침을 내린 이후, 은행권에선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주주들을 설득할 명분이 생겨서다.

금융권에선 당국이 다소 극단적인 기준을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1997년 외환위기(당시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5.1%)보다 올해 더 큰 강도의 위기 상황(마이너스 5.8%)이 찾아 올 것이라 가정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1%로 전망한 바 있다. 백신 보급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것이다.

다만 은 위원장은 "코로나19로 금융권 부실이 커지고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으니,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선제적으로 배당 축소를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금감원에서 밝혔고 저도 지지의 뜻을 표한 적이 있다"라며 "은행들도 만기연장에 대해 계속해서 어렵다고 말을 했는데, 그들 스스로 현재 상황이 어렵다고 밝힌 것이니 배당은 과거와 같이 하긴 어렵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전날 공매도 금지 기간을 오는 5월 2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3월 16일을 공매도 재개 시점으로 정한 바 있다. 전날 은 위원장은 결정 배경에 대해 "일부 종목부터 공매도를 재개하기 위해선 거래소의 전산 개발 등에 2개월 이상 소요되는 점, 개정 자본시장법이 오는 4월 시작되는 점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선거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은 위원장은 "어떠한 결정을 해도 분명히 비판을 받았을 것"이라며 "최대한 논란이 적고, 준비가 될 날짜를 고른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전날 금융감독원이 라임 판매 은행 CEO에 대해 중징계를 결정한 것에 대해선 "지금은 아는 게 없다"라며 "언론을 통해 접한 것밖에는 없다"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저녁 라임펀드 판매 당시 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 각각 중징계인 직무 정지와 문책 경고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주의적 경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금융그룹은 '원 신한' 전략의 일환으로 지주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은행, 증권, 자산운용 등 계열사별 사업 부문을 기능별로 묶어 운영하는 '매트릭스 체제'를 따르고 있다. 조 회장 최종 책임자인 만큼,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이날 조 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전날 밤에 통보해서, 아직은 자세히 보고를 받지 못했다"라며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 열심히 잘 하겠다"라고 짧게 답했다.

서상혁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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