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전면 부인 유동수에 35년 징역 선고 이유 조목조목 설명

재판부 "내연관계 있던 피해자에 대한 반성 없고 법원도 기망"
유동수 재판직후 "형사들과 검찰이 다 조작했다.억울하다" 주장

내연관계였던 동포 여성을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중국 국적의 유동수(49)가 5일 오전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2020.8.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내연관계였던 여성을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중형을 선고한 유동수(50·중국국적)가 징역 35년을 선고 받았다.

그동안 유동수가 자신의 범행을 강력히 부인했지만 법원은 유동수의 범죄행위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과 사건의 정황에 따라 유죄는 물론, 중죄로 판단했다.

수원지법 제15형사부(조휴옥 부장판사)는 4일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동수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동수에 대한 유죄판결을 ΔA씨(당시 42·여·중국국적)가 다른 남성과 교제하는 것에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 Δ유동수가 A씨의 주거지로 들어간 후 A씨가 사망한 것으로 인정 Δ유동수의 범행 후 행적 Δ수사기관의 수색에 따라 발견된 증거품 Δ혈흔반응 및 유전자 감정결과 등으로 나눠 설명했다.

사건발생 당시까지 A씨가 다른 남성과 전화통화를 한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었고 이로 인해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법원은 판단했다.

또 사건발생 당일 오후 9시51분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유동수가 A씨 주거지로 들어갔고 A씨는 이후에 그 건물에서 나간 바가 확인되지 않아 사망한 것으로 인정했다.

범행 후, 유동수는 2020년 7월26일 오전 4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수차례 걸쳐 A씨가 메고 왔던 등산용 가방을 유동수가 메고 천변을 배회하다 가방을 모두 버리고 귀가했다고 법원은 전했다. 또 유동수의 주거지에 이불 4개와 비닐봉지 등을 의류수거함에 버림으로써 사체유기의 정황도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결국 유동수가 밝힌 동선에 따라 수사기관에서 수색한 결과, A씨의 분리된 사체가 순차적으로 발견됐고 A씨의 등산용 가방도 함께 확보했다.

마지막으로 유동수 주거지 곳곳에서 혈흔이 확인 됐는데 화장실 등 A씨의 DNA가 검출됐다는 소견에 따라 이곳에서 A씨의 사체를 손괴했을 가능성을 높다는 것으로 법원은 인식했다.

유동수가 '진범으로부터 메모를 전달 받았다'는 주장을 받아 들였던 법원은 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제 3자의 범행 가능성도 살펴봤을 때 유동수가 A씨의 주거지를 들어간 후 A씨가 나온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미뤄 제 3자의 범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법원에 제출된 메모지는 '진범'으로부터 전달받게 된 경위가 선뜻 믿기 어렵고 단순히 메모지의 증거로 유동수의 범행이 아닐 가능성을 상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내연관계였던 동포이자 피해자인 A씨의 머리를 둔기로 때리고 목을 졸라 살해했고 범행을 인멸할 의도로 피해자의 사체를 절단해 유기했다"며 "범행 방법이 참혹하고 잔인하다. 결과 또한 아주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법정에서 진범으로부터 메모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법원을 기망한 것으로도 판단된다"며 "범행에 대한 참회나 피해자 측에 대한 반성의 태도도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만, 이 사건 범죄를 저지른 것 자체는 치밀하게 계획한 범죄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따라 이같이 주문한다"고 판시했다.

용인 토막살해 사건 피해자 시신을 수색하고 있는 경찰과 수색견.(독자제공)© 뉴스1

재판 직후 유동수는 "A씨를 본 적이 없다. 이것은 형사들의 조작이다"라며 "왜 나만 죄가 있다고 하나, 똑바로 조사를 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나는 인생이 끝났다. 진짜 죄없다. 형사들과 검찰이 다 조작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유동수는 2020년 7월25일 오후 9시께 카카오톡을 통해 A씨를 주거지로 유인한 뒤,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이유로 둔기로 가격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주거지에 있던 흉기를 사용해 A씨의 시신을 훼손한 뒤 같은 달 26일 오전 1시까지 집 근처 교각 밑, 처인구 소재 경안천변 등 곳곳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15일 결심공판에서 유동수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