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딴 사과, 온라인 장터서 팔아요"
네이버'푸드윈도'에 등록한
먹거리 생산자 3년새 5배 증가
홈플러스·이베이서도 직거래
생산자는 중간마진 줄이고
소비자는 더 저렴히 구매
경북 안동에서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김완섭 씨. '무농약' 원칙을 지키며 농사를 짓다 보니 재배도 어렵고 일반 사과보다 상품성을 높이는 것도 쉽지 않아 김씨가 키운 사과는 공판장에서도 좋은 값을 받기 힘들었다. 그러다 네이버쇼핑의 직거래 플랫폼 '푸드윈도'의 산지직송 코너에서 직접 제품을 팔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김씨는 "고객들이 친환경 제품의 가치를 알아줘 판로 걱정을 덜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온라인몰에서 생산자가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직거래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과일, 육류, 생선 등 신선식품을 산지에서 키우는 농어민이 자신의 제품을 직접 온라인몰에 소개하고 판매와 배송까지 도맡아 중간 마진을 줄이면서 판로를 확보하는 것이다.
푸드윈도는 네이버쇼핑이 '생산자-소비자 직거래'를 내세워 시작한 서비스로 산지에서 생산·배송까지 직접 도맡는 산지직송, 지역 특성화 시장 상인들이 인기 먹거리를 판매하는 지역명물 등의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산지직송은 '제주서귀포 ○○○' '전남완도 ○○○' 등으로 실제 농수산물을 키우고 판매하는 농어민이 자신의 실명과 사진을 걸고 제품을 직접 소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온라인몰에서 산지 농민이나 영농조합이 직접 들어와 각종 현지 먹거리를 파는 '산지직송관' 서비스를 론칭했다. '생산자 실명제' 방식으로 운영되며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생산자가 산지에서 고객에게 직접 택배를 발송해준다.
검증된 농가를 영입하기 위해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바이어와 온라인 MD로 구성된 산지직송 태스크포스(TF)가 직접 산지를 방문해 실사하는 방식으로 입점할 현지 생산자를 찾는다. 이를 통해 제주 우수제품 품질 인증인 JQ인증을 받은 첫 기업인 탐라인의 흑돼지오겹살 등 제주도 8개 생산자의 26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 직거래는 패션 분야에서도 활발하다. 이베이코리아는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G마켓과 옥션에 각 브랜드가 직접 입점해 제품을 판매하게 하고 있다. 2018년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50여 개에 불과했던 직입점 패션 브랜드는 현재 200여 개로 2년여 만에 4배로 늘었다.
패션 브랜드들은 단순히 G마켓, 옥션에 입점만 한 것이 아니라 신상품이나 단독 기획 상품을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보다 먼저 선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가을·겨울(FW) 시즌 신상품을 다룬 '신상 쇼케이스'에는 헤지스, 닥스, 질스튜어트 뉴욕 등이 참가해 행사 기간 전년보다 14배나 많은 거래액을 거뒀다.
직거래 서비스가 늘어나는 것은 소비자와 생산자 양쪽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서비스라서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도·소매상 등 중간 유통 단계가 사라지는 만큼 가져가는 이득이 늘어난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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