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4Q 다시 적자.."지난해 바닥은 찍었다"

부진한 업황을 견디고 선전해왔던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 탓이 컸는데 저점은 지났다는 판단이다.

4일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액이 786억원이라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3939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액은 5933억원,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2% 줄어든 13조689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56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유가 급락으로 인해 국내 정유 4인방이 모두 역대급 적자를 냈던 때다.

현대오일뱅크는 이후 지난해 2~3분기 2개 분기 연속 132억원, 352억원의 흑자를 기록해 정유업황 불황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경제성이 우수한 초중질 원유 투입 비중이 높다는 점이 한 원인으로 꼽혔다. 초중질 원유는 가격은 싸지만 황 같은 불순물이 많아 정제하기 까다로운 원유로 알려졌다.

4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정유마진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회사 측은 "4분기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제품 수요 회복 지연으로 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바닥을 찍고' 올해는 턴어라운드가 확실시 됐다.

회사 측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2021년은 백신 보급에 따라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며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오일뱅크는 초중질원유 최대 투입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제품 생산을 최적화해 영업손실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사 측은 고마진 휘발유 배합제 MTBE(메틸3차부틸에테르) 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올해 4분기 상업가동이 목표다. 투자비는 880억원, 생산량은 연간 20만톤이다.

MTBE는 휘발유의 완전연소를 돕는 첨가제로 알려져있다. 이를 섞은 휘발유는 연소시에 발생하는 오염물질도 줄어든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날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중질유 석유화학시설)에서 생산되는 C4 라피네이트를 주원료로 한 휘발유 배합제 MTBE를 직접 생산해 휘발유 제조원가를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가 MTBE를 직접 생산할 경우 경제성은 연간 357억원에 달할 것이란 추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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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