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연루 유해용, 2심도 '무죄'..사법농단 6연속 무죄(종합)

법원 "'영장요건 위반해도 증거 획득하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
박근혜 '관심 사건' 보고 등으로 기소..1심 "증거능력 인정 안돼"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를 받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4일 오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2.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이장호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해용 변호사(55·사법연수원 19기·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로써 사법농단 관련 사건이 여섯번 연속 무죄를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윤강열 장철익 김용하)는 4일 오후 3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 변호사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사가 혐의 사실인 공무상비밀누설과 관계없는 별건 자료를 발견해 촬영한 뒤 별건 공소사실의 증거로 제출했다"며 "위법 절차로 얻은 2차 증거능력을 인정하면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영장요건을 위반해서라도 일단 집행하고 증거를 획득하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통령 관심사건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서 듣고 직원들에게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는 증거 역시 부족하다"며 "피고인은 대법원 근무 시절 취급한 사건을 수임할 경우 위반 소지가 없는지 미리 물었고 소송정보를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유 변호사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 선고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유 변호사는 2014년 2월부터 3년간 선임·수석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 사건이던 '비선의료진' 김영재 원장 부부의 특허소송 진행 상황을 임종헌 전 차장에게 보고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유 변호사는 또 대법원에서 진행 중인 사건의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와 판결문 초안 파일 및 출력물을 2018년 2월 퇴직할 때 반환·파기하지 않고 변호사 사건 수임에 활용할 목적으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재판연구관으로 일하면서 확보한 파일을 변호사 사무실에 가져갔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공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파일 자체를 공공기록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유 변호사가 대법원 문건을 사법부 외부에 제공했다는 사실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1심은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 중 일부의 증거능력도 인정하지 않았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