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차 확대..금융주·가치주·물가채 ETF의 시간 오나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2021. 2. 4. 16: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장단기 금리차 104bp까지 확대
금융주 대출성향·수익성 증가 기대감
'재무 레버리지' 측면 가치주 비교우위
기대 인플레 상승에 물가채도 눈여겨봐야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커브 스티프닝(장단기 금리차 확대)’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금융·가치주나 물가연동국채(물가채)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장단기 금리차 확대가 경기·물가 회복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4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 시간) 미국 국고채 10년물과 2년물 사이의 금리차는 104bp(1bp=0.01%)로 나타나 지난 2017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미국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연 1.1%를 넘어선 반면 미국 국고채 2년물은 연 0.1%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1일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의 금리차가 80.9bp로 나타나 지난 201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80bp를 넘어서기도 했다.

장단기 금리차 확대는 기준금리에 비해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단기물 금리가 기준금리에 연동되는 경향이 강한 반면 중장기물 금리는 물가나 거시경제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장단기 금리차 확대가 금융·경기민감 가치주에 우호적이라고 판단하는 배경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장단기 금리차 확대는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 나아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뜻한다”며 “장단기 금리차 확대를 보고 가치주가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장단기 금리차 확대가 금융 부문의 대출 성향 증대, 나아가 가치주의 ‘재무 레버리지’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커브 스티프닝은 금융주의 매출·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될수록 금융업의 마진율 역시 높아지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중장기물 금리 상승에 맞춰 XLF와 KBE 등 금융주를 담은 ETF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XLF는 버크셔헤서웨이·JP모건체이스 등 금융주를 골고루 담은 ETF다. KBE는 퍼스트리퍼블릭뱅크·코메리카 등 은행주를 편입하고 있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금융 부문은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표 업종”이라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상승 급등을 제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연준이 금리 상승을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커브 스티프닝 환경에서 기업 대출이 늘어난다면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의 상대적인 매력이 커질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가치주의 경우 현금 흐름이 비교적 안정적인 만큼 단기 부채를 끌어오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장단기 금리차 확대 국면에서 단기 차입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재무 레버리지 효과를 보기 더 유리하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선 가치주 관련 ETF로 버크셔헤서웨이 등 금융주와 존슨앤드존슨·월트디즈니·버라이즌·코카콜라 등을 담은 VTV를 거론하고 있다.

TIP이나 SCHP 등 미국 물가채 ETF도 장단기 금리차 확대 국면에서 투자할 만한 상품으로 거론된다. 중장기물 금리 상승이 물가 상승과 함께 맞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기대 물가상승률 지표로 주로 쓰이는 10년물 손익 분기 인플레이션(BEI)은 지난 3일 기준 2.19%까지 올라가 2014년 8월 14일(2.21%)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만 중장기물 금리가 BEI보다 가파르게 오를 경우 자본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박 수석연구위원은 “금리 상승이 물가 상승 기대와 엮이고 있다는 점에서 물가채가 채권 시장에서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시장 금리가 지나치게 빠르게 오르면 기대 물가상승률의 상쇄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