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환율 타격' 영업익 급감 "올해는 나아질 것"
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연말 몰아치기 수주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환율 하락으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엔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선가가 올라가면서 업황이 나아질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4.4% 감소한 74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4일 공시했다. 매출은 14조90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순손실은 8352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4분기 영업손실은 18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3조5738억원과 9235억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 급격히 환율이 떨어지면서 외환 관련 당기순손실이 크게 늘어났다. 환헤지(환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환율을 미리 고정해 두는 거래방식)는 50%만 반영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수주가 집중됐던 것이 원래대로면 이익이었지만 공사손실충당금으로 반영됐다"며 "4분기에만 환율이 84.5원 떨어져 특히 플랜트 손실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2017년 수주잔고가 부족했던 것도 이번 실적에 반영됐다. 한국조선해양은 "특수선 부문의 매출아 많이 떨어지고 해양 부분과 육상 플랜트에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18년부턴 수주가 급증해 올해부터 특수선 부문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지난해 11월에 오세아니아 선사로부터 수주한 초대형 VLCC(원유운반선) 10척에 대해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발주처가 계약상 지급해야 하는 선박 건조대금을 기한 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번에 계약이 취소된 선박 10척의 수주금액은 총 9857억원이다.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현대중공업과 삼호중공업이 각각 7척, 3척씩 선박을 건조하기로 했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에 대해 "건조에 들어가기 전이기 때문에 이번 공급계약 해지로 비용손실은 없다"며 "오히려 지난해 11월 계약 이후 선박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선가가 상승세고 계약 취소된 슬롯이 대형 컨테이너선과 VLCC를 건조할 수 있는 슬롯이기 때문에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전망에 대해선 "지난해엔 물량 확보 경쟁으로 신조선가가 지속 하락세였는데 올해 업황은 여러 가지 부분에서 개선된 징후를 보인다"며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경기 부양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신규 수주 모멘텀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친환경 사업을 적극 지원할 걸로 본다"며 "환경 요인들이 해운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VLCC 등 선박 문의도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다. 올해 LNG선도 카타르 프로젝트를 포함해 최소 25척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면서 중동을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발주될 전망이다.
해양플랜트 부문도 호주와 남미를 위주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LOI(건조의향서)를 맺었던 미얀마 쉐 프로젝트는 지난달 계약을 체결했다. 쉐 프로젝트는 내년 2분기 매출로 잡힐 예정이다.
후판 가격 협상과 관련해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연평균 기준으로 약 10% 할증 가격으로 연간 예상 실적을 잡아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상 결론은 언제 날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IPO(기업공개)와 관련해선 주관사를 선정하는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 기업결합 향방이 영향을 미치겠지만 가급적 빠른 시간 내 IPO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IPO 관련 자세히 말하겠다"고 했다.
현대중공업은 IPO로 조달하는 자본을 포함해 신사업 확장에 향후 5년 간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액화수소운반선 기본 인증(AIP), 국내 해상풍력 사업 참여, LNG운반선 가상 시운전 기술 개발 등 신사업 분야에 투자한다. 연료전지 관련 업체들에 대한 M&A(인수합병)나 지분 매입을 위한 재원으로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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