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65' 암초 만난 베이징올림픽.."인권 탄압국가서 개최 안돼"

신정은 2021. 2. 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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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라인츠워치 "IOC, 중국 인권문제 조사 안해"
美의회, 베이징 동계올림픽 철회 결의안 제출
"위구르족 학살·홍콩 민주주의 탄압·대만 위협"
중국 "훌륭한 행사 될 것"..분위기 띄우기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22년 개최될 베이징 동계 올림픽 및 패럴림픽 준비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인민일보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꼭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고질적인 인권문제가 중국정부의 발목을 잡았다. 미국 상원의원 일부는 인권탄압을 이유로 베이징 동계올림픽 철회 결의안을 제출했고,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이 2008년 올림픽때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2 베이징 올림픽 실사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 것은 중국의 인권증진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라며 “IOC는 지금까지 인권 위험 평가를 실시했거나 발표할 계획이라는 조짐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휴먼라이츠워츠는 당초 올림픽 개막 1년 앞둔 2021년 2월 24일까지 IOC에 중국의 인권 문제를 조사하라고 촉구해왔다.

쇼피 리처든슨 휴먼라이츠워치 중국 국장은 “IOC는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과 다른 이슬람교도를 자의적으로 구금하고 국가 감시를 확대해 수많은 평화적 비판자들은 침묵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중국의 심각한 인권 침해에 공개적으로 맞서지 못하는 것은 올림픽이 올바름을 추구한다는 믿음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중국 정부가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 개최권을 확보하기 위해 인권 개선을 위한 수많은 약속을 했지만, 올림픽 기간 언론과 인터넷을 검열하고 언론인을 임의로 체포하며 노동자의 권리를 남용하는 등 인권을 반복적으로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세계 위구르 회의’, ‘국제 티베트 네트워크’ 등이 포함된 180개 인권단체 연합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요구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릭 스콧 의원이 대표 발의해 공화당 의원 6명이 공동 발의자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철회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결의안에서 “중국은 신장에서 위구르족을 학살하고, 홍콩의 민주주의를 탄압했으며, 대만을 위협했다”라며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 신청을 다시 받아 인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국가가 개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한 “인권을 탄압하는 집단 수용소를 운영하고, 조직적으로 홍콩 주민을 억압하는 중국이 올림픽을 개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로선 미국 대표팀의 참가 금지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젠 파스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해 현재로선 기존 입장이나 계획 수정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서방국가들의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가능성은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한 지난해부터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980년대 미소 냉전 시기 양 진영이 모스크바 올림픽과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각각 보이콧한 전례가 있는 만큼 신(新)냉전 상황에서 서방국가들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불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움직임 속에서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아주 훌륭한 행사가 될 것이라며 “정치적 동기로 대회를 방해하고 망치려는 시도는 매우 무책임하다. 이런 행동은 국제 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성공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국 언론은 연일 올림픽 분위기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관영 CCTV는 이날 논평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전 세계 사람들을 단결할 수 있게 하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권 문제와 별도로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재확산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베이징 올림픽 관련 시설을 시찰하면서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자신했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이 코로나19를 억제하고 경기회복을 실현해 올림픽의 원활한 개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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