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돌고래' 상괭이를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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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후 제주시 화북 곤을동 해안가에서 산책하던 주민이 길이 140㎝, 너비 42㎝ 정도 상괭이 사체를 발견하고 신고했다.
같은 달 24일 낮에는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해안가에서 길이 163㎝, 너비 26㎝로 죽은 지 나흘 정도 지난 암컷 상괭이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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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역 서식 가능성..2018년 8마리→지난해 55마리
지난달 31일 오후 제주시 화북 곤을동 해안가에서 산책하던 주민이 길이 140㎝, 너비 42㎝ 정도 상괭이 사체를 발견하고 신고했다. 암수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부패가 심했지만 불법 포획된 흔적은 없었다. 같은 달 24일 낮에는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해안가에서 길이 163㎝, 너비 26㎝로 죽은 지 나흘 정도 지난 암컷 상괭이가 발견됐다.
흔히 ‘웃는 돌고래’로 알려진 해양보호생물종 상괭이가 잇따라 제주 연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있다. 상괭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보호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립수산과학원의 자료를 보면, 쇠돌고래과에 속하는 상괭이의 몸체는 주로 회백색이다. 갓 태어났을 때는 흑색이지만 성장하면서 흑갈색으로 변하고 나중에 회백색이 된다. 죽은 뒤에는 다시 흑색으로 변한다. 최대 10m, 평균 2m 넘게 자라는 일반 돌고래와 달리 상괭이는 1m50㎝ 안팎까지만 자란다. 2004년 3만6천여마리로 조사됐던 개체 수가 2016년엔 1만7천여마리로 급감해, 해양수산부는 상괭이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다.
제주도 연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상괭이는 2018년 8마리에서 2019년 44마리, 지난해엔 55마리로 급증했다. 특히 12월에만 22마리가 숨진 채 발견됐는데, 올해 들어서도 이달 4일까지 14마리가 숨진 채 발견됐다. 보통 11~1월 사이에 숨진 상괭이가 많이 발견되는데, 11~12월 집계만 보면 2017~2018년엔 3~4마리였던 게 2019년 6마리, 지난해 35마리로 급증했다.
상괭이들이 숨지는 주된 이유는 안강망 어구에 걸리는 혼획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류가 빠른 곳에 닻으로 고정해놓은 그물에 다른 물고기들과 함께 빨려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해 죽고, 바다에 버려진 사체가 해안가로 떠밀려온 것이란 설명이다. 주로 제주도와 추자도 사이에 이런 안강망 어구들이 여럿 설치돼 있다.
그동안 서해와 남해에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괭이가 제주 해역으로 서식지를 확대하거나 옮겨왔을 가능성도 있다. 김병엽 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장은 “지난해 8월 부패하지 않은 상괭이 2마리를 부검한 결과 새끼가 있었다. 출산이 임박한 것도 있는 것을 보면, 제주도 연안에서 먹이활동 겸 출산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 연안에 상괭이가 어느 정도 서식하는지 계절별, 연간 단위로 조사하고, 안강망 어업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기는 하지만 어떻게 혼획돼서 죽는지 혼획 경위 등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최근 상괭이와 남방큰돌고래 보호를 위해 △사체 발견 현장에 부검을 할 수의사 고용 △폐사 실태 파악 △제주도 해역 조업 어선들의 그물에 상괭이 탈출장치 설치 의무화 △혼획을 줄이기 위해 그물에 소리 나는 장치 또는 엘이디(LED·발광다이오드) 등 달기 등 4대 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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