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떼고 배수진 친 '기아', 애플카 업고 테슬라 제칠까

최석환 기자 2021. 2. 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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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협력 시너지는 현대차보단 기아가 더 클 것으로 봅니다."

이와 관련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4일 "미래 전기차는 모빌리티 파운드리(위탁생산) 방식의 주문 생산 형태가 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통해 프리미엄 전략을 펴고 있어 기아가 애플카 생산을 맡는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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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 S/사진제공=기아


"애플카 협력 시너지는 현대차보단 기아가 더 클 것으로 봅니다."

연초부터 애플카(자율주행 전기차)가 국내 자동차업계를 흔들고 있다. 아직은 협상단계라 결정된게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현대차그룹과 달리 시장 안팎에선 벌써 '기아'와의 협력설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애플이 뒤늦게 뛰어든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선 '기아'가 최적의 조합이란 시각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4일 "미래 전기차는 모빌리티 파운드리(위탁생산) 방식의 주문 생산 형태가 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통해 프리미엄 전략을 펴고 있어 기아가 애플카 생산을 맡는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기아가 갖추고 있는 글로벌 대량 생산체계와 완성차 안전 기술,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등도 애플이 전기차 출시를 위해 필수적인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꼽았다.

기아 입장에서도 애플과의 협력이 공식화되면 전기차 비전이 핵심인 중장기 사업전략 '플랜 S'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최근 30년만에 '자동차'를 뗀 사명으로 변경하고 대대적인 혁신을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아는 우선 전기차 대중화를 목표로 오는 2027년까지 7개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인다. 올 3월 E-GMP가 적용된 첫 전용 전기차인 CV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7월 국내와 유럽 시장에서 출시한다. 500km 이상의 주행 거리와 20분 미만의 고속 충전 시스템을 갖췄으며, 브랜드 새 로고도 첫 적용된다.

기아는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6.6%를 확보하고 2026년까지 연간 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기아 전기차 전략 목표/사진제공=기아


변화의 물꼬를 튼 시점의 분위기도 좋다. 기존 제조업을 넘어 혁신적인 미래모빌리티·서비스업체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밝히면서 나온 실적이 이를 뒷받침했다.

신차 중심의 총력전으로 코로나19(COVID-19) 위기를 뚫고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과 매출액을 기록하며 연간 기준 2년 연속 영업이익 2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업계에선 우려도 나온다. 애플과의 협력이 '설'로 그치며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애플과의 제휴가 이뤄지면 기아에 긍정적인 효과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신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애플이 제휴를 하지 않을 수도 있어 우스운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경제매체 CNBC는 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현대차그룹과 애플카 생산을 위한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기아는 전날(3일) '애플카' 생산 정식계약설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달 20일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과 관련해 다수 해외기업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지만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힌 공시 내용에서 진전된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연간 생산량 40만대 규모를 갖추고 있는 기아의 미국 조지아 공장이 애플카 생산지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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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기자 neokis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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