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암 연관성 없다는데 가족 모두 갑상선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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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월성원전의 삼중수소 검출 논란과 관련해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가 주관한 민관합동조사단이 지난 2일 활동에 들어간 가운데, 원전 주변 주민들의 건강상 피해에 대한 재조사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관으로 열린 '원전 주변 주민 건강영향조사' 토론회에서 월성원전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환경운동가, 보건전문가 등은 원전 주변 주민들의 건강 영향에 대한 재조사와 피해구제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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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주민 "과거 조사 결함..재조사해야"
"주민에게 피해증명 떠넘겨..정부 대책 필요"
경북 경주 월성원전의 삼중수소 검출 논란과 관련해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가 주관한 민관합동조사단이 지난 2일 활동에 들어간 가운데, 원전 주변 주민들의 건강상 피해에 대한 재조사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관으로 열린 ‘원전 주변 주민 건강영향조사’ 토론회에서 월성원전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환경운동가, 보건전문가 등은 원전 주변 주민들의 건강 영향에 대한 재조사와 피해구제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91년부터 2011년까지 20년에 걸쳐 원전 인근 주민 3만6000명을 조사한 ‘원전 종사자 및 주변 지역 주민 역학조사 연구’를 통해 ‘원전과 암 발병 사이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월성원전에서 3㎞ 정도 떨어진 마을에 사는 오순자씨는 이날 토론회에서 “저와 아들딸 모두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가족력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자식, 손주와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공기업과 정부에서 왜 이를 못하게 만드느냐”라고 말했다. 7년 동안 정부와 한수원을 향해 이주 대책 마련을 요구해온 황분희 월성원전 이주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저희 동네에 주민 350가구, 700~800명이 살고 있는데 소변 검사에서 모두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여기서 어떻게 사람이 살 수 있겠냐”고 호소했다. 이어 “물과 먹거리, 공기가 방사능에 오염된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하면 일부에선 ‘그렇게 싫으면 나가라'고 말한다. 나갈 수 있으면 왜 7년을 이곳에서 싸웠겠나. 집이 팔리지 않아 나갈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원전과 암과의 연관성이 없다’고 결론 내린 지난 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암이 발병한 사람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고 암이 발생하지 않은 건강한 사람만 남아서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잉검진으로 갑상선암이 많이 발견됐다는 주장을 두고 “2012년 전국 각 지역 보건소가 주민건강조사를 했을 당시 고리와 월성 지역에서는 실제 갑상선 검진 건수가 전국 평균보다 적었다”고 반박했다. 백도명 교수 연구팀은 2013~2014년까지 과거 조사를 다시 분석해 방사선 암과 주변 지역의 관련성을 제기한 바 있다.
재조사와 더불어 현재 월성원전 주변에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구제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장은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해도 원전에서 발생한 문제인지 스스로 증명을 못 하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소변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돼도 또 법적 근거가 없다며 어떠한 조사나 대책 마련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민들은 원전 앞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재산을 처분할 수도 없고 이사도 못 간다. 거주이전의 자유와 재산권까지 침해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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