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강하다'..KB 김민정의 재발견
[스포츠경향]
탄탄한 전력을 보유한 KB스타즈는 지난 몇 년간 여자프로농구 리그의 강팀으로 군림해왔다. 박지수라는 ‘슈퍼스타’가 공·수의 핵심으로 버텨주고 있다는 게 무엇보다도 큰 힘이다. 하지만 박지수의 의존도가 크다 보니 공격 패턴이 너무 단조롭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박지수에게로 가는 볼이 상대팀에 차단당할 때 KB가 고전한 경기가 많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올시즌은 조금 다르다. ‘주연’ 박지수에 버금가는 ‘조연’들이 코트를 빛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가 바로 김민정(27)이다. 지난 시즌까지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그가 폭풍 성장하며 올시즌 KB의 한 축으로 자리잡자 팀의 경기력도 덩달아 상승했다. 지난 3일 열린 삼성생명전에서 김민정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팀내 최다인 19점을 꽂아 넣었다. 4일 현재 김민정의 성적은 경기당 평균 12.8점에 6리바운드. 두 부문 모두 박지수에 이어 팀내 2위다. 자신의 커리어하이이기도 하다.
2013년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2라운드 1순위로 KB 유니폼을 입은 김민정은 박신자컵, 퓨처스리그를 통해 경험을 쌓으며 성장했다. 2014~15시즌 퓨처스리그에선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다.
김민정은 최근 몇 년 동안 항상 기대를 모았지만 그 눈높이에 걸맞은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다. 자신감을 찾지 못해 주저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그런 모습을 깨고 꾸준히 실력을 올리고 있다.
비교적 큰 키(180㎝)에 중거리 슛이 좋고 궂은 일도 도맡아 한다. 특히 통산 자유투 성공률이 80%에 이를 정도로 정확하다. 올시즌 들어서는 경기의 흐름을 읽고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요령도 늘었다. 예를 들면 박지수의 반대 쪽에서 움직여 찬스를 만들어주고, 중거리에서 볼을 잡으면 바로 슛으로 연결하는 식이다.
수비도 웬만큼 되다보니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다.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로 파고들어 상대 진영을 휘젓는 적극적인 플레이를 통해 박지수의 부담을 덜어주는 몇 안 되는 선수다. 그의 최고 장점으로는 특유의 성실함에 지독하리만치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를 꼽을 수 있다. 휴가를 줘도 ‘집이 멀다(강원 춘천)’는 이유로 숙소에 남아 연습할 정도다. 다소 기복을 보이고 있는 외곽슛 능력만 좀더 보완한다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손대범 KBSN 해설위원은 “김민정과 (베테랑) 강아정이 같이 흔들리는 날이면 여지 없이 KB의 경기가 안 풀린다. 팀내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라며 “남자농구에 빗댄다면 ‘소리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을 떠올리게 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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