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코로나 항체 보유율 10%, 반면 한국은 0.09%인 이유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정부가 한국 국민 5284명의 코로나19 항체 보유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들 중 5명에게서 항체가 확인됐다. 비율로는 0.09%다.
전 세계인의 항체 보유율은 10% 수준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로 '한국의 항체 보유율이 0.09%'라고 단정적 추정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공개한 브리핑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전국 단위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 5284명의 항체를 검사한 결과 항체 양성자 5명이 확인됐다. 이들 중 코로나19에 이미 감염됐던 이는 3명이었다.
이번 조사는 작년 4월 21일부터 12월 12일까지 수집한 검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따라서 3차 대유행 상황은 반영되지 않았다.
비율로만 보면 0.09%에 머무른다.
방대본은 국민건강영양조사가 아닌, 별개 지표로 확인한 코로나19 항체 조사 결과도 이날 밝혔다.
작년 9월 17일부터 11월 23일까지 전국의 군 입영 장정 99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코로나19 항체 보유자는 31명이 확인됐다. 군 입영 장정의 항체 보유율은 0.31%였다.
이들 31명 중 13명은 코로나19 기 확진자였고, 18명이 미 진단 항체 보유자였다.
코로나19 1차 유행이 일어났던 대구와 경산 지역 2652명(일반 주민 2350명, 의료진 3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항체 조사에서는 19명(일반 주민 18명, 의료진 1명)의 항체 보유자가 나왔다. 항체 보유율이 0.71%였다.
방대본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국내 코로나19 항체 보유율은 외국의 코로나19 항체 보유율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세계보건기구(WHO) 혈청역학조사서상 전 세계 398개 지역의 항체 보유율은 10% 미만 수준으로 나왔다.
실제 미국에 이어 코로나19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국가 중 하나인 인도의 델리주에서는 이미 주민 56%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해 집단 면역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도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23일까지 델리주 보건당국이 수도 뉴델리를 포함한 11개 지구의 주민을 조사한 결과 평균 항체 보유율은 56.13%였다.
백신 접종 이전에 이미 대다수 사람이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할 정도로 감염이 만연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조사는 인도 델리주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인 만큼, 인도 전체의 항체 보유 결과로 볼 수 없다.
방역당국은 외국에 비해 한국의 항체 보유율이 극히 떨어지는 이유로 "다른 나라에 비해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및 손 씻기 등 방역관리가 잘 유지"됐다는 점을 들었다.
다만 항체 양성자 중에서 미 진단 감염자가 적잖은 수준으로 확인됐다는 점은 그만큼 "지역 사회 내 무증상 감염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지표라고도 평가했다.
한편 방대본은 이번 조사에 사용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군 입대 장정, 대구 및 경산 지역 주민 조사 자료를 모두 합산해 항체율을 추정 이용하는 등의 확대 해석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국민건강영양조사와 나머지 군입영 장정, 유행 지역이었던 대구 ·경산지역의 일반 주민 및 의료진에 대해서 (항체 조사 결과를) 다 합쳐서 분모와 분자로 논하는 것은 통계 의미상 합당하지 않다"며 "국민건강영양조사는 조사대로, 군 입영 장정은 평균 연령 20대 남성에 국한됐다는 것대로, 대구 경산 지역은 과거 유행지역이기 때문에 이들을 분리해서 말씀 드렸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검체 일부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국민의 항체 보유율 0.09%'라는 식으로 단정하는 것 역시 신중해야 한다고 방대본은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국민건강영양조사가 전체 국민의 대표성 있는 집단(을 바탕으로 한 조사)이기는 하지만, 연령대로 볼 때 (대상이) 10~90세여서 10세 미만 연령대의 경우 대표 표본에서 빠진다"고 전했다.
아울러 권 부본부장은 "표본 크기 자체에 대해서도 너무 작은 것이 아니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그 퍼센티지를 가지고 항체 보유율을 얘기하는 것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번 조사가 4월부터 12월(까지만 이뤄졌고), 그것도 3차 대유행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12월 중하순 이후 항체 보유율은 미포함됐다는 제한점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다만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항체 보유율 자체는 매우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고 이번 조사 결과의 의의를 밝혔다.
이 같은 한계와는 별개로, 방역당국은 올해도 국내 집단면역 수준 확인을 위해 전국을 대상으로, 그리고 일부 유행 지역을 대상으로 항체 조사를 계속 실시할 예정이다.
방대본이 밝힌 올해 조사 목표는 올해 국민건강영양조사자 7000명, 군 입영 장정 1만5000명, 수도권 대표 표본 5000명, 검사센터 검사자 5000명이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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