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첫 거리시위..로힝야 난민도 "쿠데타 반대"

김윤나영 기자 2021. 2. 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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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4일 시민 20여명이 쿠데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얀마 시민들이 4일 군사 쿠데타에 항의하는 첫 거리 시위를 열었다. 군부가 지난 1일 새벽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등을 구금하며 쿠데타를 단행한 지 사흘 만이다.

로이터 통신은 시민 20명 가량이 이날 미얀마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서 “군사 쿠데타에 항의하는 사람들”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군정 반대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만달레이의대 주변에서 “구금된 지도자들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은 양곤에서 전날 저녁 8시 집에서 냄비를 두드리는 ‘냄비 시위’도 이틀째 이어갔다. 일부는 1988년 네윈 군부 정권에 반대하는 대규모 민주화 시위 당시 유행했던 팝송 ‘더스트 인 더 윈드(Dust in the wind)’에 맞춰 개사한 저항 가요를 불렀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휴대전화 불빛을 켜고 흔들기도 했다. 의료진도 이날 파업 이틀째를 맞았다. 코로나19 환자 진료 등을 위해 투입된 필수인력은 방역복에 ‘미얀마를 지켜라’는 글귀를 적고 업무에 들어갔다.

이웃국가 방글라데시에 있는 미얀마 소수민족 로힝야족 난민 캠프에서도 지난 2일 쿠데타 반대 시위가 열렸다. 군부 학살을 피해 망명 중인 난민 수십명이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로힝야 난민인 아브사룰 자만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인터뷰에서 “군부는 우리 집을 불태우고 어머니와 누이들을 강간했다”면서 “군부가 대통령마저 감금했는데, 만약 우리가 지금 미얀마로 돌아가면 목숨과 재산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군부는 “안전성을 위해 7일까지 페이스북을 차단할 것”이라면서 이날부터 미얀마 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메신저 등 주요 소셜미디어 접속을 차단했다. 거리 시위 등 시민 저항을 막으려는 조치로 보인다. 미얀마 인구 절반이 쓰는 페이스북은 미얀마인들의 주요 소통 수단이다. 미얀마에 사는 한국 교민 박상훈씨는 “미얀마에선 모든 사회관계망이 페이스북에서 시작하는데, 군부가 통신사 4곳을 통해 페이스북을 끊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실패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면서 “이번 쿠데타를 무산시킬 만큼 미얀마에 충분한 압박을 가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모든 주체를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 군부를 향해 “쿠데타로 구금시킨 모든 인사를 석방하고 헌법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얀마 의료진이 방역복에 ‘미얀마를 구하라’는 글귀를 적고 일하고 있다. 트위터 화면 갈무리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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