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노사 2년치 잠정합의안 5일 찬반투표 통과할까

노조 5일 합의안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 예정
가결시 최대 2620억 지급..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부결시 다시 교섭해야..3년치 협상하게 될지도

[울산=뉴시스]현대중공업 노사가 지난해 11월 3일 울산 본사에서 2020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2020.11.03. 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 안정섭 기자 = 현대중공업 노사가 1년 9개월 만에 2년치 단체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가운데 오는 5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찬반투표가 과반 이상 찬성으로 가결되면 장기간 이어져온 노사 갈등 해소와 함께 최대 2620억원 가량이 풀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중 노사는 지난 3일 열린 2019·2020년도 8차 통합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 2019년 5월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한지 무려 1년 9개월 만이다.

임금협상 상견례 직후 추진된 회사의 물적분할 과정에서 발생한 파업 참가자 징계, 고소고발 등으로 노사 갈등이 이어져 협상을 지지부진하게 흘러갔다.

노조가 파업 징계 문제 해결과 교섭 타결을 촉구하며 30여차례에 걸쳐 파업을 벌이면서 노사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을만큼 틀어져 협상이 해를 넘겨서도 계속 표류했다.

지난해 11월 초 2020년도 임단협이 시작되자 노사는 2년치 교섭을 통합해 진행해 왔다.

노사는 설 전 타결을 목표로 최근 매일 교섭을 진행한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데 성공했다.

잠정합의안을 보면 2019년 임금 부문에서 기본급 4만6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성과급 약정임금의 218%, 격려금 약정임금의 100%+150만원, 복지포인트 3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다.

2020년 임금 부문에선 기본급 동결(호봉승급분 2만3000원 별도 인상), 성과급 약정임금의 131%, 격려금 230만원, 지역경제상품권 3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특히 2019년 임금협상의 핵심 쟁점인 물적분할 파업 징계에 관련해 노조는 노동위원회에 제기한 징계받은 조합원 1415명에 대한 부당해고 및 징계 구제신청을 취하하기로 했다.

회사는 징계자들의 성과급과 연·월차 등에 불이익을 주지 않고 해고자 4명 중 3명을 재입사 조치하기로 했다.

구속된 나머지 해고자 1명에 대해서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물적분할 파업 관련 고소·고발과 손해배상 소송은 노사 모두 취하하는 대신, 노조의 점거로 피해를 입은 한마음회관 입점매장 영업 손실금은 노조가 배상하기로 했다.

[울산=뉴시스]지난해 6월 말 현대중공업 노조가 교섭 타결을 촉구하며 사내에서 오토바이 경적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photo@newsis.com

이와 함께 노조는 유휴인력 발생시 회사의 인력운영 조치, 대외신뢰도 제고와 일감 확보를 위한 수주 등에 적극 협조하고 회사는 올 한 해 종업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노조는 5일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과반 이상 찬성으로 가결되면 노사는 2년치 교섭을 최종 타결하며, 과반 이상 반대로 부결시 다시 협상해 새로운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

합의안이 부결돼 협상이 다시 지지부진하게 흘러갈 경우 매년 5월 전후 단체교섭이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3년치 협상을 진행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이날 조경근 지부장 명의로 소식지를 내고 "2년간 투쟁의 성과물 치고는 보잘 것 없는 합의안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지친 많은 조합원들을 위한 길이라 과감히 결단했다"며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해 조합원들의 마음을 지켜내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잠정합의안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이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최대 2620억원이 풀릴 것으로 회사는 추산했다.

임금 인상분과 성과급, 격려금 등을 합하면 현대중공업은 직원 1명당 평균 1400만원씩 총 2000억원 가량을 지급하게 된다.

그룹 계열사인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도 같은날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5일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가결시 현대일렉트릭은 370억원, 현대건설기계는 250억원을 직원들에게 지급한다.

격려금은 설 연휴 전에, 나머지는 3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다만 노조가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등 3사 1노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3곳 모두 가결돼야 타결 효력이 생긴다.

1곳이라도 부결되면 새 합의안을 만들어 찬반투표를 통과할 때까지 나머지 회사들도 기다려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yoha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