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눈] '건대 헌팅포차' 구상권 청구 소식에 "정신 좀 차리게 하자"

춤추며 술 마시고, 일부 이용자 마스크 착용 미흡
서울시 해당 업소에 방역 비용 등 구상권 청구할 방침

서울 광진구 관계자가 2일 건대역 인근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감성주점', '헌팅포차' 형태로 운영하던 곳으로 이용자 1명이 지난달 29일 확진된 데 이어 다른 이용자들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관련 누적 확진자가 전국 51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서울 광진구의 헌팅포차 '포차끝판왕 건대점'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4일 오전 기준 5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는 이날 "광진구 소재 음식점 이용자 1명이 지난달 29일 최초 확진된 후 2일까지 41명, 3일 9명이 추가 감염되면서 관련 확진자는 51명(서울 4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장소가 방역 수칙을 어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헌팅포차 업주와 이용자들에 대한 비판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키는 사람만 지키고 안 지키는 놈들은 계속 안 지키고"(A*******)처럼 대다수 국민들과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감수하며 방역 수칙을 지키는 와중에 일부의 도덕적 해이가 또 한번 좌절감을 안겼다는 점에서 허탈감마저 주고 있다.

"이해가 안 되네", "이 시국에 마스크 벗고 그러고 싶냐"(골***). "주변 상인들은 무슨 죄인가. 당분간 건대 거리 조용하겠네"(해*), "분위기에 방심한 건지 애초에 걱정도 안 하던 사람들이 뒤늦게 걸린 건지" 등이었다.

술집에서 손님들이 춤을 추는 이른바 '감성주점'이나 '헌팅포차'는 유흥업소로 분류, 현재 집합금지 대상이다. 그래서 일부 업주들은 "춤추는 것 없이 음식점으로만 영업하겠다"고 관할 구청에 약속하고 집합금지 대상에서 빠져나와 손님을 받았다.

광진구의 해당 가게는 일반 음식점으로 전환하면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구상권 청구를 감수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심지어 해당 가게는 지난해 자치구의 유흥업소 점검에서 방역수칙 위반으로 한달동안 집합금지 제한명령을 처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가게는 결국 이번에도 약속을 어기고 손님에게 클럽처럼 춤을 추고 술을 마시도록 한 사실이 최근 단속에서 드러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손님들은 춤을 추며 2층, 3층, 테이블 이곳저곳을 자유로이 오갔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확진자는 장시간 (해당 장소에) 머물렀고 폐쇄회로(CC) TV 영상 확인 결과 일부 이용자는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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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게 처벌해야"...분노의 목소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소재 헌팅포차의 내부 모습. 헌팅포차로 운영되던 이곳은 식당으로 등록해 놓고 최근 클럽 형태로 춤을 추며 술을 마셔 단속에서 적발됐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치료·방역 비용 등 모든 비용 일체를 구상권 청구할 방침이다. 뉴스1

일부 누리꾼들은 "아주 강력하게 처벌해서 정신 좀 차리게 하자. 다른 사람은 놀기 싫고 놀 줄 몰라서 참고 있는 줄 아나"(뽐**), "책임지는 자유를 갖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래 걸려도 좋으니 구상권 청구 반드시 했으면 좋겠습니다"(알*)라며 처벌을 요구했다.

서울시는 해당 업소에 손님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은 점을 들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1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일반음식점 내 춤추는 행위는 식품위생법 위반 사항으로, 4일부터 2달 동안 영업정지 처분도 받게 된다.

서울시는 또한 이 업소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박 방역통제관은 "확진자 치료 비용, 방역 비용 등 모든 비용 일체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손님들에게도 책임을 묻는다. CCTV 분석 등을 통해 이곳에 들른 이용자 중 5인 이상 사적 모임, 음식 섭취 시를 제외하고 마스크 미착용 등이 발견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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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권 청구해서 받는 사례 되어야"

3일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다수 발생에 따른 사과 현수막이 걸려 있다. 법원은 이날 신천지 대구교회 지파장 A씨 등 8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역학조사 방해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뉴스1

온라인에서는 서울시의 구상권 청구 방침을 다소 회의적으로 보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디 이번만큼은 잘못한 업주와 이용자들이 확실히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제발 예정이 아니고 청구해서 받았다는 기사 좀 봤으면 좋겠네요"(구***), "제발 실제로 청구해서 받는 사례를 좀 만들길"(p******) 등이었다.

'신천지·제주도 여행 모녀' 등에 대한 구상권 청구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6월 18일 신천지 대구교회 및 총회장을 상대로 1,000억원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3일 대구지방법원이 감염병예방법위반(역학조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 간부 8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구시는 형사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민사·행정소송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도도 정부의 자가격리 권고를 어기고 지난해 3월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미국 유학생과 동행한 어머니에 대해 1억원 넘는 금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29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첫 재판이 열렸고, 피고 측 변호인이 불출석함에 따라 첫 변론 기일이 3월 19일로 연기된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번과 같은 집단감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일반음식점 영업행위로 전환한 헌팅포차 27곳, 감성주점 17곳에 대해 자치구·경찰과 합동 점검을 벌일 예정이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에서도 '헌팅포차'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들어갔다. 감염병예방법 위반 조치와 별도로 해당 업소에서 노래 또는 춤을 추게 하는 등 유흥 행위가 적발될 경우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 등 강력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이은기 인턴기자 mate5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