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사퇴론? "다른 의견 판사도 많아"..법조계 시끌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되고 있는 임성근 부장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한 뒤 '김명수 사퇴론'까지 나왔지만 법원에서는 "대법원장 사퇴론이 법원의 전체 기조가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방법원 소속의 A 판사는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현재 언론에 나오는 '김명수 사퇴론'이 법원의 전체적인 기조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법원 안팎에선 김 대법원장이 거짓말에 책임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관찰되고 있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그가 임성근 부장판사에게 '내가 사표를 받으면 (임 부장판사가) 탄핵이 안 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말 한 적 없다"고 해명한 바있다.
이날 오전 임 부장판사가 김 대법원장 육성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자 대법원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이 일며 사퇴론까지 나오고 있다. 녹취록에 김 대법원장이라고 소개된 인물은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며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오늘 그냥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하잖아"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퇴론에 대해 A 판사는 "제가 있는 법원만 해도 점심을 먹으면서 동료 판사 얘기를 들어봐도 (김 대법원장 사퇴론에 대해)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엽적인 말의 진위를 가지고 도덕성 공격으로 가는 것은 임 부장판사가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A판사는 "이 분은 지금 형사피고인이라서 사표를 수리하면 안 되는데, 대법원장이 그를 왜 만났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직무상 위법성을 가지고 재판 받는 사람의 사표를 받아주는 게 통상적인 것이냐"고 되물었다.
김명수 사과에도…법조계에서는 "거짓말에 책임져야 한다" 여전
녹취록이 공개된 뒤 김 대법원장은 "녹음 자료를 토대로 되짚어보니 임 부장판사와의 면담 과정에서 '정기 인사 시점이 아닌 중도에 사직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말한 것 같다"며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다르게 답변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에서 표결에 들어간 상태다. 임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 해명에 대해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과가 나왔음에도 이번 사태가 사법부 위상 추락으로 이어진다면 김 대법원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법조인들 시각도 여럿 관찰됐다.
전북 지역의 한 변호사도 "지역 법관들은 보수적이고 입이 무거운데도 오늘 녹취록 사건에 대해 판사들 사이에서도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들었다"며 "차라리 입을 닫고 있지 왜 거짓말을 해서 일을 키웠는지 안타깝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추진으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대법원장이 당사자인 임 판사에게 했다는 말이 녹취록 그대로라면 물러나야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지역 판검사들과 변호사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김진우 변호사(법무법인 주원) 역시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엄정한 도덕성을 요구받는 자리인데 일단 금방 거짓으로 드러날 거짓해명을 했다는 점이 충격적"이라며 "사법부 수장이 국회의 동향을 의식하고 정치권의 비판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려는 모습은 더욱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법부는 정치로부터 가장 독립된 영역이어야 하는데 대법원장이 구성원의 거취 문제에 대하여 정치권을 의식하여 정치적인 판단을 했다는 것은 이미 그 순간 대법원장으로서 권위가 끝난 것이라 생각한다"며 "김 대법원장은 법원에서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고 이미 형사고발까지 당한 상황에서, 사법부의 권위가 더욱 떨어지기 전에 자진하여 대법원장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으로 명예를 지키고 사법부를 보호하는 길일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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