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무시하고 유흥 즐긴 2030..건대 헌팅포차 '집단감염' 확산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서울 건국대학교 앞 헌팅포차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일로다. 확진자들은 사실상 클럽처럼 운영된 주점에서 마스크 착용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채 장시간 '음주가무'를 즐긴 것으로 조사돼 지역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광진구 '포차끝판왕 건대점'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는 전날 9명 추가돼 누적 51명이 됐다. 이 가운데 서울시에 거주하는 확진자는 45명이다. 시는 해당 포차와 관련해 현재까지 총 1044명을 검사했다. 최초 확진자를 포함해 51명이 양성을, 739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시는 지난달 22∼30일 사이 이 업소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반드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해당 헌팅포차는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돼있지만, 사실상 클럽 형태로 운영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방역당국은 지난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연장하면서 카페와 노래방,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 조치를 일부 완화했지만, 유흥시설 5종(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헌팅포차)과 '홀덤펍'(술을 마시면서 카드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주점)의 운영금지 조치는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이번 헌팅포차처럼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뒤 '변칙영업'을 하는 곳이 우후죽순 늘면서 방역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시와 광진구가 업소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방문자들은 장시간 주점에 머물면서 2~3층에 위치한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일행 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 어울려 술을 마시거나 춤을 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일부는 음식 섭취 시에만 마스크를 벗도록 하는 방역 수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방문자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고 상당 시간 머물며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바이러스 전파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점 방문자와 감염자들이 20~30대 젊은 층으로 활동 반경이 넓은 만큼, 지역사회로의 추가 전파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감염되고도 무증상인 방문자들이 선제검사를 받지 않는다면 일상생활 속에서 'n차 감염'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광진구는 해당 업소를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1차 경고하고 1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또 일반음식점 전환 조건으로 내걸었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구상권 청구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법적 검토에 돌입했다. 해당 업소는 지난해 10월 말에도 테이블 간 칸막이 설치와 거리두기 수칙 위반 등으로 2주간 집합금지 처분을 받았다. 업소는 지난달 28일에도 방문자들이 밀접한 상태에서 춤 추고 술 마시던 현장을 제지하지 않아 구청 단속반으로부터 적발됐지만, 계속해서 '경고'를 무시하며 영업을 이어오다 결국 집단감염 뇌관이 됐다.
시는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헌팅포차 이용자들에 대한 과태료 부과 여부는 앞선 논란을 의식한 듯 별도의 대응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마스크 미착용은 당사자에게 먼저 착용을 지도한 뒤 불응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현장단속이 원칙"이라며 "이 업소처럼 확진자가 나온 곳에서 (이용자가) 방역수칙을 위반한 부분은 향후 대응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조치는 카페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모습이 포착된 방송인 김어준씨에 대해 관할 구청이 '현장단속' 원칙을 들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했던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는 방역수칙을 위반해 변칙영업을 일삼는 업소를 단속하기 위해 민생사법경찰단을 투입, 시내 헌팅포차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한편, 헌팅포차와 성동구 한양대병 집단감염 등 여파로 서울시 확진자 수는 이틀 연속 100명대 후반을 기록했다. 4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72명으로 전날(188명)에 이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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