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운명 가를 여론조사 앞두고 찬반단체 목소리 고조
[경향신문]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찬반 의견을 도민에게 묻는 여론조사를 앞두고 찬반 단체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4일 오후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 평화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여론조사는 제2공항의 운명을 넘어 제주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선택”이라며 “더 많은 관광객과 더 많은 개발이 제주의 미래인지, 잘 보존된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관광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은 균형잡힌 산업구조가 제주의 미래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관광객의 숫자를 늘리기 보다는 제주의 가치를 높이는 질적인 관광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공항의 혼잡과 불편은 현 공항 개선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이날 기자회견 이후 반대 주민과 함께 도민들에게 제2공항 건설 반대를 호소하는 삼보일배에 돌입했다. 이들은 오는 9일까지 일주도로를 따라 매일 3㎞씩 18㎞를 종주한다.
반면 지역 46개 경제단체로 구성된 ‘제주지역 경제단체협의회’는 지난 3일 입장문을 내고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도민 누구나 공감하고 있고, 코로나19로 심각한 경제 상황 속 제2공항 건설은 모두 상생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책사업인 제2공항 건설은 제주의 미래를 위한 필수선택으로, 더이상 미뤄지면 안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지난 3일 긴급 당직자 회의를 열고 제2공항 건설 사업 찬성 입장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은 4일 “제2공항 건설 사업은 지역 균형발전과 제주의 더 나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성장을 위해 과거 여야 할 것 없이 공동의 목표로 추진해 온 국책사업”이라며 “절대 이대로 좌초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번 여론조사를 기점으로 공항을 둘러싼 갈등을 종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제주대학교와 제주한라대학교, 제주국제대학교 소속 교수 111명은 ‘제2공항 문제의 갈등이 종결되기를 바라는 선언문’을 발표하고 “도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밝혔다.
이들은 “도와 도의회는 공정한 여론조사를 보장하고, 조사 결과 그대로 국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번 결과를 모든 도민과 단체들이 수용해야 하고, 그것만이 지난 5년 동안 찬반 갈등으로 점철되고 분열되어 온 도민사회를 통합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제2공항 찬반을 묻는 도민 여론조사는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 주관으로 설 연휴 다음날인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실시된다. 결과는 18일 오후 8시에 발표되며 도와 도의회 검토를 거쳐 국토부로 제출된다.
여론조사는 제주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별도로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진행된다. 조사내용은 성별과 연령, 거주지역을 확인하는 통계 질문과 제2공항에 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을 묻는 문항이 주요 내용이다. 이밖에 선거 관련 문항도 있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이용해 유선 20%, 무선 80% 비율로 이뤄진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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