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가장 늦었던 한미 정상통화..스가보다, 황교안보다도 늦었다

손덕호 기자 2021. 2. 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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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아베 통화 이틀 뒤 황교안 당시 권한대행과 통화바이든-스가 통화 7일 지나서야 文대통령과 통화靑 "통화 선후는 중요하지 않아내용이 중요"美와 가까운 호주 총리, 文대통령 다음 통화문재인 대통령이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하고 한미가 역내 평화·번영의 핵심 동맹임을 재확인했다.

이번 한미 정상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한 후 14일만에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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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아베 통화 이틀 뒤 황교안 당시 권한대행과 통화
바이든-스가 통화 7일 지나서야 文대통령과 통화
靑 "통화 선후는 중요하지 않아…내용이 중요"
美와 가까운 호주 총리, 文대통령 다음 통화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하고 한미가 역내 평화·번영의 핵심 동맹임을 재확인했다. 이번 한미 정상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한 후 14일만에 이뤄진 것이다. 2000년대 이후 새로 취임한 미국 정상과 한국 정상의 통화 중 가장 늦게 성사된 것이다. 또 미일 정상 통화와 비교해서도 이번 한미 정상통화가 가장 늦게 이뤄졌다. 청와대는 통화 시점은 큰 의미 없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낮 12시(한국 시각 1월21일 오전 2시)부터 임기가 시작했다. 1933년 개정된 수정헌법 20조는 대통령과 부통령의 임기가 1월 20일 정오에 끝난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새 대통령의 임기도 이때부터 시작된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첫 통화는 취임 4일만인 2001년 1월 25일 이뤄졌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통화는 취임 13일만인 2009년 2월 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통화는 취임 9일만인 2017년 1월 30일 진행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 통화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통화에 걸린 기간보다 하루 늦게 진행됐다.

통상 미국 대통령은 취임한 후 인접한 캐나다와 멕시코, 유럽의 주요 동맹국 정상과 통화한 뒤, 아시아 동맹국과 통화한다. 아시아 국가에선 일본이 우선이다. 그런데 과거 미일 정상 통화 이후 한미 정상통화까지 걸린 기간과 비교해 이번 통화 성사엔 시일이 오래 걸렸다.

2017년 1월 30일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한미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조선DB

부시 전 대통령은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일본 총리와 2001년 1월 24일 통화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 다음 날 통화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일본 총리와 2009년 1월 29일 통화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5일 뒤 통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와 2017년 1월 28일 통화했고,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통화는 이틀 뒤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지난 1월 28일 통화했고, 그로부터 7일 뒤 문 대통령과 통화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와 비교해 미일동맹을 한미동맹보다 더 많은 무게감을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통화가 늦어진 데에는 시급한 미국 내부 사정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경기 부양을 위한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 공화당 설득에 공을 들이고 있고, 최근 폭설로 코로나 백신 접종까지 중단되는 등의 사태 등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과 통화한 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통화했다. 호주는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다. 아직 미국과 가까운 이스라엘 정상과 통화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캐나다, 멕시코,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일본 정상 등과 통화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시 주석과의 통화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통화 시점을 정하는 데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고 했다. 또 "통화 시점은 상호 조율로 정해지는 것"이라며 "선후는 중요하지 않고, 통화 내용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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