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의 얄미운 상술? 배달료 삭감 '논란'..수익성 개선 나서나
쿠팡이츠가 배달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면서 배달 라이더들이 "수수료를 삭감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거리나 수요 등의 조건에 따라 배달 수수료가 달라지는 체계로 수수료 범위가 확대되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최저 수수료가 낮아지는 만큼 사실상 수수료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크다.
서비스 론칭 초기 음식점 점주들에게 제공했던 조건도 개편을 추진하면서 해당 업주들의 반발도 나오고 있다. 배달앱 시장에 후발주자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해 왔던 쿠팡이츠가 어느정도 사용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최근 배달 파트너들에게 오는 3월부터 기본 배달비 범위를 25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넓히고 거리별 할증을 최대 1만원까지 추가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기존 기본 배달비는 3100원부터였다.
배달 라이더들은 사실상 수수료 삭감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배달 라이더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쿠팡이츠가 일방적인 배달 수수료 삭감 정책을 추진한다"며 "쿠팡이츠는 여러 배달음식을 묶어서 배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 건 당 2500원으로는 최저임금도 벌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미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기 전에도 쿠팡이츠의 배달 파트너들 사이에서는 수수료가 줄어들고 있다는 불만이 이어져 나왔다. 배달 수수료 체계는 배달 수요와 지역, 시간, 기상여건 등에 따라 실시간으로 조정되는데 서비스 초기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장할 때 보다 평균적으로 단가가 낮아졌다는 불만이다.
그동안 쿠팡이츠는 배달 수수료를 많게는 2만원 이상으로 책정하면서 라이더 확보와 시장점유율 확대에 집중해 왔다. '한 집 한 배달'을 키워드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배달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배달 파트너 수요가 늘어나고 이용자 기반을 어느정도 확보하자 단가를 낮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쿠팡이츠의 점유율은 5%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서울 강남 등 쿠팡이츠가 공격적으로 확장한 지역에서는 40%까지 올랐다고 보고있다. 실제 쿠팡이츠 지난해 12월 일평균 사용자는 46만명으로 1월대비 15.4배 늘었다. 이용자들이 늘고 점유율이 오르자 자사에 유리하게 수수료 체계를 바꾸고 있다는 비판이다. 쿠팡이 그동안 배송 인력 등 파트너들의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강조해왔던 것과는 다른 행보란 지적도 나온다.
한 라이더는 "지금도 피크 타임이나 주말, 공휴일에 특정 지역들은 단가가 일시적으로 올라가지만 최근엔 대부분 최저기준인 3100원으로 정해지는 경우 많다"며 "이를 2500원으로 낮추면 평균 단가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음식점에서 받는 수수료 체계를 통일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일고 있다. 서비스 론칭 초기 제공한 시범서비스 조건을 기존 조건에 맞춰 변경하는 내용인데 기본 수수료를 2000원에서 15%로 높이고 프로모션 배달료를 3500원에서 5000원으로 높인다. 시범서비스 조건으로 계약한 전체 음식점의 약 3%가 대상이다.
쿠팡이츠는 현재 프로모션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기존 프로모션 수수료 1000원은 유지되고 프로모션 배달비가 건당 1500원씩 오르는 셈이다. 문제는 프로모션 기간이 언제까지냐는 것. 계약서상 프로모션 기간은 3개월이며 3개월마다 자동 연장된다. 변경할 경우 한달전에 안내토록 돼 있다. 쿠팡이 일방적으로 조건을 바꿀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계약 조건 안내를 받은 한 음식점 점주는 "아직은 프로모션 기간이어서 수수료 1000원이 유지되지만 쿠팡이 프로모션 정책을 끝내면 수수료 15%, 결제수수료 3%, 배달비 6000원을 고스란히 내야 한다"며 "쿠팡이츠 배달 비중이 높아지고 상황에서 무작정 해지할 수도 없고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측은 "배달 구역을 세분화하고 구역별로 비용 체계를 다양화하는 등 배달 거리에 따른 실질적인 시간과 노력에 비례하는 보상 체계를 마련한 것이고 상점 수수료의 경우 서비스 런칭 초기 제공한 시범서비스 조건을 기존 조건에 맞춰 통일한 것일 뿐 수수료를 인상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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