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7시간 때려 살해한 뒤 여행용 가방에 넣어 버린 20대 중형

[경향신문]

친구를 때려 숨지게한 친구들이 지난해 인천지법에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서울에서 친구를 7시간 가량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인천에 버린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2명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표극창 부장판사)는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22)와 B씨(21)에게 각각 징역 18년과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 B씨에게 징역 30년을 각각 구형했다.

A씨 등은 지난해 7월 2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친구 C씨(22)를 때려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씨 등은 마약을 흡입한 상태에서 스테인리스 봉 등으로 C씨의 온몸을 7시간 가량 폭행했다.

A씨 등은 범행 다음날 숨진 C씨를 여행용 가방에 담아 인천 중구 잠진도의 한 선착장 뒷산에 유기했다. 이들은 과거에 함께 일을 하다가 알게 된 친구들이다.

A씨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C씨가 던진 가위에 맞아 발에서 피가 났고, 마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흥분을 참지 못해 범행했다”면서도 “머리를 때린 적은 없다”고 살인의 고의성은 부인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은 인간의 생명이라는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는 과거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B씨는 벌금형을 2차례 받은 적이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 가담 정도가 비교적 약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C씨의 유족들은 형량이 너무 적다며 반발했다. C씨의 아버지는 이날 방청석에 앉아 있다가 형이 확정되자 “사람을 죽였는데 형량이 그것 밖에 안되느냐. 저희 아들은 60년 이상 더 살 수 있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