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표결 당일 터진 김명수 '임성근 탄핵못해' 음성파일

대법원장 발언 시인, 음성파일 공개되자 "사실과 다르게 답변해 송구" 조선일보 탄핵 하루전 보도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상초유의 법관 탄핵 대상이 된 임성근 부장판사에게 사표를 수리하면 탄핵얘기를 못한다고 말한 녹음파일과 녹취록이 공개됐다. 김 대법원장은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직후 국민의힘 의원들에 사실무근이라고 했다가 4일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해당 발언을 시인하고 잘못된 답변에 사과했다.

조선일보는 4일 오전 임성근 부장판사의 변호인이 공개한 녹취음성파일을 공개했다. 녹취파일을 들어보면,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표를 제출한 임성근 부장판사와 만난자리에서 “이제 사표 수리 제출 그러한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이랄까 뭐 그걸 생각해야 하잖아. 그 중에는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라며 “지금 상황을 잘 보고 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라고 말하고 있다.

임 부장판사는 녹취파일에서 “그리고 게다가 임부장 경우는 임기도 사실 얼마 안 남았고 1심에서도 무죄를 받았잖아. 탄핵이라는 제도 있지. 나도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탄핵이 되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데”라며 “일단은 정치적인 그런 것은 또 상황은 다른 문제니까.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오늘 그냥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아”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녹취파일이 공개되자 법원행정처 공보관은 4일 오후 미디어오늘에 보낸 대법원장의 입장을 통해 이날 오전에 공개된 녹음자료와 관련해 “대법원장은, 언론에 공개된 녹음자료를 토대로 기억을 되짚어 보니, 2020.5.경에 있었던 임성근 부장판사와의 면담 과정에서 '정기인사 시점이 아닌 중도에 사직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녹음자료에서와 같은 내용을 말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 임성근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부장판사)이 2012년 12월2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공보관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아울러, '약 9개월 전의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했던 기존 답변에서 이와 다르게 답변한 것에 대하여 송구하다'는 뜻을 표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3일자 1면 기사를 통해 “김명수 대법원장은 작년 5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사표를 제출하자 '사표를 받으면 (임 부장판사가) 탄핵이 안 되지 않느냐'며 반려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대법원은 3일 오전 홍보심의관을 통해 “당시 면담 과정에서 오간 얘기는 확인이 안 된다”고 밝혔다고 법원행정처 관계자가 4일 전했다.

조선일보는 탄핵안 본회의 상정을 하루 앞두고 이 같은 첫 보도를 했고, 임성근 부장판사측도 녹취록과 음성파일을 본회의 상정 당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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