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불똥'..꿀벌 1500만마리 소각장행?

한고은 기자 2021. 2. 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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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후폭풍으로 영국에서 꿀벌 1500만마리가 타죽을 위기에 처했다.

4일 BBC 등에 따르면 영국 내 양봉업자들이 최근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영국 양봉업자들은 영국 내 꿀벌의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이탈리아 등지에서 꿀벌을 수입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브렉시트 이후 적용된 법에 따라 영국 밖에서 꿀벌을 들여올 수 있는 길이 막혔고, 양봉업자들은 이같은 조치로 자신들의 사업은 물론 자연생태계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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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30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영국과 EU의 47년 동거를 끝내는 브렉시트 무역 합의문에 서명을 한 뒤 합의문을 보고 있다. ⓒ AFP=뉴스1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후폭풍으로 영국에서 꿀벌 1500만마리가 타죽을 위기에 처했다.

4일 BBC 등에 따르면 영국 내 양봉업자들이 최근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브렉시트 이후 새롭게 발효된 법에 따라 해외에서 꿀벌을 수입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영국 양봉업자들은 영국 내 꿀벌의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이탈리아 등지에서 꿀벌을 수입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들여온 꿀벌은 자연수분을 통해 주변 농가의 농작물 수확을 돕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브렉시트 이후 적용된 법에 따라 영국 밖에서 꿀벌을 들여올 수 있는 길이 막혔고, 양봉업자들은 이같은 조치로 자신들의 사업은 물론 자연생태계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꿀벌의 자연수분 기능이 약화되면 작물 수확도 어려워지고, 자연에서 이를 먹고 자라는 동물들에게도 연쇄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결국 꿀벌을 말단으로 이뤄져 있는 먹이사슬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25일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 문성리 새마을 기념관 앞 벚꽃에 날아든 벌이 부지런히 꿀을 따고 있다. 2020.3.25/뉴스1


BBC에 따르면 영국 켄트 지역에서 양봉사업을 하고 있는 패트릭 머핏씨는 오는 4월 북아일랜드를 우회해 이탈리아에서 육종된 벌꿀 1500만마리를 들여올 계획을 세웠지만 수입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됐다.

담당부처인 환경식품농림부로부터 "통관기준에 맞지 않는 불법수입품은 반송되거나 파기될 수 있으며, 기준 충족 여부는 수입업자 책임"이라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다. 계획대로 수입을 추진할 경우 꿀벌 1500만마리가 소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머핏씨는 BBC에 "정말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꿀벌 수입을 하지 못하면 작물 수분도 못 하게 될 것이고, 결국 더 많은 작물을 수입하는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꿀벌 수입을 위해 이미 2만파운드(약 3050만원)의 보증금까지 지불한 머핏씨는 수입이 무산될 경우 10만파운드(약 1억5200만원)를 손해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환경식품농림부는 이와 관련 "가능한 한 빨리 지침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혼란은 예고됐던 일이기도 하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올해 과학계과 주목해야 할 10대 이슈 중 하나로 브렉시트를 꼽은 바 있다.

인적, 물적 교류절차가 전보다 엄격해지면서 과학자 간 연구교류가 위축되고, 새로운 기준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꿀벌 수입금지 조치는 브렉시트로 인한 정책 변화가 자연생태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영국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EU가 운영하고 있는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프로그램 참여 여부가 초미의 관심거리였다. 호라이즌 유럽은 EU가 과학기술 연구와 인력 양성을 위해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약 955억유로(약13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연구·혁신 프로그램이다.

다행히 브렉시트 합의에서 영국이 준회원 자격으로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영국 연구자들과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 제한된다. 영국 과학계는 브렉시트 이후 바뀌는 연구자 이민정책, 대학 간 학술교류 등 소식에 주목하며, 브렉시트 이후 시대에 적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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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기자 doremi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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