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효능' 러 백신 스푸트니크V, 고령층 효과 더 좋다
아르헨테나 등 16개국서 도입, EU에 허가 신청
(바이오센추리=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러시아 가말레야 국립전염병·미생물학연구소에서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90%가 넘는 예방효과를 보이는 등 다른 주요 코로나19 백신과 동등한 성능을 보이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전문매체 바이오센추리는 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국제 의학전문지 '란셋(Lancet)'에 게재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의 임상3상 결과에서 고령자 등 여러 그룹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른 주요 백신과 동등한 효능을 갖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스푸트니크V는 18세 이상 성인 1만98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3상에서 백신 투여군 1만4964명 중 16명과 위약 투여군 4902명 중 6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상반응은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었으며 일부 심각한 이상반응이 나타났으나 백신 접종과 관련된 사례는 없었다.
◇주요 백신들과 효능 비슷, 1차 접종 후 73.6%
임상시험결과 스푸트니크V는 첫 백신접종 이후 73.6%의 예방효과를 기록하는 등 전체 백신접종 효과가 91.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상시험 참여자의 10.8%를 차지한 고령층에서 보호효과는 91.8%로 전체 보호효과보다 높게 나타났다.
첫 접종만 놓고 비교할 경우 같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활용한 다국적제약사 존슨앤드존슨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JNJ-78436735'의 수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1회 접종하는 코로나19 백신인 JNJ-78436735는 최근 보고한 임상시험결과 미국 내 임상 참가자들에서 72%의 효능을 보였다. 참고로 첫 접종 후 2차 백신 접종까지 모더나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각각 80.2%와 52.4%의 보호 효과를 나타냈다.
JNJ-78436735은 아데노바이러스 중 '혈청형26(Ad26)' 벡터를 사용하는데 스푸트니크V 또한 동일한 벡터를 사용한다. 두 백신 모두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발현시켜 항원으로 사용한다.
그밖에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코로나19 개발했으며 중국 칸시노바이오로직스가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코로나19 백신 'Ad5-nCoV'를 개발 중이다.
스푸트니크V는 첫 접종 21일 후 두 번째 접종 백신에서는 '혈청형5(Ad5)'를 사용했다. 같은 벡터를 사용했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면역반응으로 인한 효능 감소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또한 스푸트니크V는 임상시험 중 두 차례 백신 접종을 마친 참가자들에서 중등도 및 중증 코로나19로 발전한 사례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모더나가 보고했던 자사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결과와 동일한 수준이며 화이자가 공개했던 66.4%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다만 바이오센추리는 화이자의 경우 표본이 작아 수치가 다소 과장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이 대응 가능할 것으로 예상…2차 접종으로 항체 생성 늘리고 T세포 활성화
문제는 스푸트니크V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코로나19 변이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는지다. 남아공발 변이 등 일부 변이가 백신에 덜 민감할 수 있어 백신 효능을 떨어트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변이가 본격적으로 보고되기 시작한 것이 지난 12월 경이다. 이번에 스푸트니크V가 공개한 임상시험은 대부분 12월 14일 이전에 이루어졌다.
특히 스푸트니크V의 첫 접종 백신과 동일한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한 JNJ-78436735은 코로나19 변이가 다수를 차지하는 남아공에서 진행했던 임상시험에서 미국보다 더 낮은 백신 효과를 보고했다. JNJ-78436735의 백신효과는 미국 내 임상시험에서 72%, 남아공이 57%, 그리고 남아메리카에서 66%를 기록했다.
바이오센추리는 스푸트니크V가 두 번째 접종으로 항체 생성을 증가시키고 면역세포인 T세포가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공격하는 매개면역 반응을 증폭해 바이러스 변이로 인한 보호효과 감소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스푸트니크V가 코로나19 변이에 대응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스푸트니크V의 생산비용이 저렴하고 일반 냉장온도인 2도(°C)~8도 보관이 가능한 점을 바탕으로 활발한 백신 외교를 펼치고 있다. 스푸트니크V는 현재 아르헨테나, 아랍에미리트(UAE), 기니, 튀니지 등 16개국에서 허가를 받은 상태다.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허가 심사를 신청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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