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뜨는 마을 제주 성산읍이 쏘아올린 동네 재난지원금

신양리·성산리 마을 재난지원금 총 1억2000만원 지급
마을 복지재원 조성액 10억 달성..읍면동 최초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제주에서 처음으로 자체 재난지원금을 편성하고, 복지재원 10억원을 돌파하며 눈길을 모으고 있는 지역이 있다.

제주도 동쪽 끝, 성산일출봉을 끼고 있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성산리다.

이들 마을은 제주에서 처음으로 마을 자체 재난지원금을 편성하며 화제가 됐다.

신양리, 성산리 마을회는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마을 주민들을 위해 자체 재난지원금을 편성했다.

두 마을이 이제까지 주민들에 지급한 돈만 1억2000여 만원에 이른다.

마을에서 자발적으로 주민들에게 재난 지원금을 지급한 건 제주에서 신양리가 처음이었다.

신양리 마을회는 코로나가 확산하던 지난해 5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마을 주민 200여 명 모두에게 1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곳은 성산읍 성산리 마을이다.

성산리 마을회는 성산리 지역에 10년 이상 주소를 둔 20세 이상 주민 804명에 1인당 10만원씩 총 8040만원을 지급했다.

자체 재난지원금 예산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집행되지 못해 남은 마을기금에서 충당했다.

임영철 성산리장은 "특히 나이가 있는 어르신들이 재난지원금을 받고 큰 도움이 된다며 기뻐하신다"며 "올해 상반기 예산 사용 상황을 보며 2차 지원금 지급을 논의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성산읍은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월 마을 복지재원 조성액 9억원을 달성하고, 지난 1월 10억원을 돌파했다.

복지재원 10억원 조성은 제주 읍면동 중 최초다.

성산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2015년부터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1대1 복지재원 매칭 협약을 맺고 ‘성산희망동행’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고액 후원자 뿐 아니라 한 달에 5000원, 1만원씩 끊이지 않고 십시일반 기부를 이어오는 지역 주민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모금액은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에 사용된다. 올해는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사업, 틈새가구 이웃 살피기, 건강 빨래방 운영 등 17개 사업에 1억 36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강기종 성산읍장은 "모두가 코로나로 힘든 상황에서 개인은 물론 착한 가게들까지 꾸준히 기부를 이어와주고 있어 자랑스럽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oho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