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마리오' 드라기 재등판..팬데믹 위기 伊 구원투수 될까

신기림 기자 2021. 2. 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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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출신의 마리오 드라기(73)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나라의 부름에 응하며 특유의 자신감을 발산했다.

드라기 전 ECB 총재는 3일(현지시간) 짤막한 성명을 통해 연립정부를 구성해달라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의 요청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탈리아 의회에서 다수당인 급진 좌파 '오성운동'의 대표 대행은 전직 ECB 총재가 이끄는 이른바 '기술관료적' 정부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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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 총재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탈리아 출신의 마리오 드라기(73)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나라의 부름에 응하며 특유의 자신감을 발산했다.

그는 뛰어난 협상력과 결단력으로 유럽을 채무위기에서 구해낼 만큼 위기에 강한 인물이다. 덕분에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드라기 앞에 놓인 이탈리아 정국은 녹록지 않다. 선거 경험이 전무한 그가 전후 67번째 정부를 구성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최악의 경제 위기에 빠진 이탈리아를 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슈퍼마리오 등장에 증시 4주만에 최고

드라기 전 ECB 총재는 3일(현지시간) 짤막한 성명을 통해 연립정부를 구성해달라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의 요청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팬데믹과 경제 위기에 빠진 이탈리아가 "힘든 순간"에 직면했다며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드라기의 재등판 소식에 이탈리아 증시는 환호했다. 밀라노 증시는 2% 뛰며 4주 만에 최고를 찍었다. 금융시장에서 그는 '슈퍼 마리오'로 더 유명하다. 수 많은 유로존 국가들의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ECB총재로서 문제 해결 능력이 가장 뛰어났다고 정평이 나있다.

그는 ECB 총재 시절이던 2012년 '무슨 수를 써서라도'(whatever it takes) 유로존 채무위기를 해결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그리고 2개월 만에 뛰어난 협상력과 결단력으로 단기간에 유럽 강대국들을 설득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책을 마련해, 실행했다. 독일, 프랑스 등 강대국들이 국가부도 위기였던 다른 유로존 회원국들의 국채를 매입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낸 것이었다.

당시 로이터 통신은 '슈퍼 마리오의 유로 구출 대작전 전말'이라는 제목의 스페셜리포트에서 "드라기가 신중하지만 일단 결정을 내리면 결코 뒤돌아 보지 않는 결단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인 드라기 실험 성공할까

하지만 선출직 경험이 없는 드라기가 살벌한 이탈리아 정치권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이탈리아 의회에서 다수당인 급진 좌파 '오성운동'의 대표 대행은 전직 ECB 총재가 이끄는 이른바 '기술관료적' 정부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우파 '이탈리아 형제당' 대표인 조루지아 멜로니 역시 기술관료로 구성된 새 정부는 '실험실에서 탄생한' 정부가 될 것이라면서 "국가의 심각한 보건, 경제, 사회적 문제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꼬박 10년 전 등장했던 기술관료 정부가 사실상 실패한 전력이 있는 점도 드라기에게 부담이다. 2011년 마리오 몬티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당시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연정을 구성해 일련의 긴축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3년 후 몬티가 세운 정당은 총선에서 참패했다.

다만, 현재 이탈리아는 재정 긴축이 아니라 부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는 드라기가 정치인으로서 후한 점수를 받을 가능성은 있다. 연정 구성 후 드라기의 최대 과제는 EU에서 받은 2000억유로(약 268조원)의 구제금을 어떻게 사용할지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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