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벅차고 울컥합니다"..낙동강변 살인사건 누명 한 풀었다

박세진 기자,노경민 기자 2021. 2. 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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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죄 없는 사람이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일이 다시는 있어선 안 됩니다."

부산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진범 누명을 쓴 채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인철씨(60)와 장동익씨(63)가 무죄를 선고받은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씨는 "다른 사건은 다 기억한다면서도 우리 사건만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 고문 경찰관들을 어떻게 용서하는가"라며 "이들은 우리에게 '악마' 같은 존재다. 절대 용서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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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장동익씨 심경 밝혀
"우리 같은 피해자 나와선 안돼".."고문 경찰관 '악마' 같은 존재"
‘낙동강변 살인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21년간 옥살이를 한 장동익씨와 최인철씨가 4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 중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2021.2.4/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노경민 기자 = "우리 같이 죄 없는 사람이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일이 다시는 있어선 안 됩니다."

부산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진범 누명을 쓴 채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인철씨(60)와 장동익씨(63)가 무죄를 선고받은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차분하면서도 떨리는 목소리로 "가슴이 벅차고 울컥한다"고 말했다.

장씨는 "제가 33살이었던 그 당시 아내는 29세, 딸은 2세였다. 2013년에 출소했을 때 딸이 24살이 돼 있었다"며 "언론을 통해 이 억울한 사건이 대중에게 알려지고,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으로 지난해 재심 결정이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장씨는 사건 당시 고문 경찰관에 대해선 "아직까지 그 사람을 사람으로 봐야 하는지 원수로 봐야 하는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그동안 손 내미는 경찰관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15만 경찰 조직과 검찰 역시 각성해야 한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확실히 구별하고 형을 집행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다른 사건은 다 기억한다면서도 우리 사건만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 고문 경찰관들을 어떻게 용서하는가"라며 "이들은 우리에게 '악마' 같은 존재다. 절대 용서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앞으로 '가족'을 위해 살겠다고 밝혔다.

최씨는 "우선 가족들이 저희에게 가장 첫번째"라며 "저 때문에 피해를 많이 본 친구 장씨를 함께 살아가는 가족으로 삼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번 재심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법정에 나온 경찰들, 고문하지 않았다는 경찰 그리고 여전히 사건 피해자 행세하고 있는 경찰을 상대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지금이라도 두 피해자에게 무릎 꿇고 사죄한다면 이분들의 닫힌 마음이 조금이라도 열리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부산고법 형사1부(곽병수 부장판사)는 이날 낙동강변 살인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던 최씨와 장씨의 재심선고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고문을 받은 상황에 대한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당시에 같이 수감돼 있었던 이들의 진술 등을 보면 피고인들의 주장이 상당히 진실된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가혹행위를 받았다면 경찰에서 했던 자백 진술은 모두 허위로 증거 능력이 없다"며 "검찰 피의자 심문 또한 진술 거부권이 고지된 상태에서 진행됐다는 객관적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인권의 마지막 보루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법부 구성원 일원으로서 피고인과 가족에게 사과한다"며 "오늘 재심 판결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회복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사죄를 표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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