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불복종 호소문' 쿠데타 전날 써놨다"

장서우 기자 2021. 2. 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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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에 의해 구금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3일 불법 수입된 무전기를 소지한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군부에 대한 저항을 호소한 그의 성명이 쿠데타 전날 이미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는 "군부를 과소평가한 NLD는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말만 믿고 상황을 낙관했다"며 "군정하에 몇 번이나 가택연금을 당했던 수지 고문에겐 어떤 예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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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보도…예견했던 일인듯

美 이어 日도 쿠데타 규정 규탄

유엔 “쿠데타 실패하도록 압력”

미얀마 군부에 의해 구금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3일 불법 수입된 무전기를 소지한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군부에 대한 저항을 호소한 그의 성명이 쿠데타 전날 이미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의 전조가 의회 개원일 며칠 전부터 충분히 있었고, 수지 고문이 이를 어느 정도 예견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미얀마 문제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미국에 이어 일본도 이번 사태를 ‘쿠데타’로 규정하는 등 국제사회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공동 성명을 내지 못한 유엔은 “쿠데타가 실패하도록 충분한 압력을 가하겠다”고 예고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쿠데타 전날인 지난달 31일 군부 고위 관계자들은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지도부와 대면해 “총선 부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국회를 열어선 안 된다”며 2월 1일로 예정됐던 국회 개회를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양측은 지난달 26일 군부 측이 쿠데타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같은 달 28일부터 물밑 교섭을 해왔지만, NLD는 선거가 공정하게 이뤄졌다는 해외 선거 감시 단체의 평가 등을 들어 물러서지 않았다. 윈 민 대통령은 끝내 군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수지 고문은 성명서를 작성했다. 아사히는 “군부를 과소평가한 NLD는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말만 믿고 상황을 낙관했다”며 “군정하에 몇 번이나 가택연금을 당했던 수지 고문에겐 어떤 예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날까지도 제재를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우선순위로 놓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미얀마 문제와 관련해 “명확한 시간표를 제시할 순 없지만, 우선순위”라며 “가능한 제재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수지 고문의 기소 사실에 대해 “우려된다”(disturbed)며 “그들 모두를 풀어줄 것을 요구한다”고 언급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이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군에 의한 정권 탈취 경위를 볼 때 이는 쿠데타에 해당한다”며 미국에 동조하고 나선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얀마 쿠데타가 실패하도록 군부에 대해 충분한 국제적 압력을 가하겠다”고 알렸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는 ‘시민 불복종’ 운동의 무대로 떠오른 페이스북 접근을 막는 등 강경 대응을 지속하고 있다. 군부는 “페이스북이 국가 불안정을 초래한다”며 오는 7일까지 접근을 차단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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