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이재명發 돈 살포 광풍

김세동 기자 2021. 2. 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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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선주자 지지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압도적 1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지사가 불 지른 돈 살포 경쟁은 지방정부에만 그치지 않는다.

대권 여론조사 압도적 1위가 돈 살포에 앞장서니 한참 뒤처지는 주자들이 포퓰리즘의 유혹에 견딜 재간이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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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동 전국부장

연초부터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선주자 지지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압도적 1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지사가 고공행진을 하는 덴, 다소 무리하고 거칠긴 해도 화끈하고 직선적인 그의 언행이 작용했겠지만, 무엇보다 성남시장 때부터 이어온 청년배당 등 무상시리즈가 크게 한몫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에 코로나로 인한 피해 유무를 따지지 않고 전 경기도민에게 10만 원 지급을 선도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일조했던 이 지사는 올해도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지난해 4인 가구 100만 원 지급 성과가 ‘별로였다’고 평가한 정부 여당이 처음엔 피해계층 지원 쪽으로 방향을 잡아나갔다. 하지만 이 지사가 전 경기도민에게 또 10만 원씩 지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지난해 국회의원 총선거 때 재미를 톡톡히 본 여당은 또다시 4월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전 국민 지급으로 방향을 틀었다.

영업금지·제한 조치로 임대료는커녕 전기·수도 요금 내기도 힘든 자영업자들에게 10만 원은 무의미한 액수다. 이 지사처럼 코로나로 전혀 피해를 보지 않거나 심지어 연봉이 오른 월급쟁이들에게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용돈을 줄 게 아니라, 생존의 경계에서 허덕이는 자영업자들과 취약계층에 몰아주는 게 공정한 게 아닐까. 이 지사는 1조4035억 원이나 되는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 지급이 ‘지방채 발행 없이 현 예산을 조정해 주민소득을 지원한다면, 주민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다음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것도 아니다’고 연일 주장한다. 진실을 호도하는 거짓말에 가깝다. 지난해와 올해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재원 2조7400억 원 중에 지역개발기금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서 끌어온 2조 원은 2035년까지 상환해야 한다. 이 지사 후임들이 필요한 개발사업이나 복지예산을 줄여 14년 동안 갚아 나가야 한다.

이 지사가 문을 연 전 주민 보편지급은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자치단체장들에겐 이기기 힘든 유혹이다. 다행히 광역단체들은 가구당 10만 원 지급을 선언한 울산시 외엔 보편지급을 약속한 데가 없지만, 상당수 기초자치단체는 재정 여력에 아랑곳없이 모든 시·군민에게 25만 원부터 10만 원까지 주겠다고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지사가 불 지른 돈 살포 경쟁은 지방정부에만 그치지 않는다. 대권 여론조사 압도적 1위가 돈 살포에 앞장서니 한참 뒤처지는 주자들이 포퓰리즘의 유혹에 견딜 재간이 있겠나.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일 국회 연설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 ‘선별과 보편을 모두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경우 지원금 규모는 지난해 1차 때의 14조3000억 원을 훌쩍 넘겨 20조∼30조 원 가까이 갈 수도 있다. 정세균 총리는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에 대한 손실보상을 들고 나왔다. 민주당 의원이 낸 손실보상법 중엔 4개월에 최대 100조 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선거 때마다 돈을 푸는 정치인들은 유권자를 ‘소액매수 가능한 사람들로 낮춰 보고 있는 악성 포퓰리스트’라고 국민은 간주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돈은 나라를 거덜 낼 독약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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