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늘면, 회의 길어져"..도쿄올림픽 위원장 '여성 비하' 논란

김소연 2021. 2. 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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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요시로(83)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일본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 은 모리 위원장이 지난 3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의에서 여성 이사를 늘리는 문제를 언급하며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고 4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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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차별, 올림픽 정신 어긋나" 등 비판 잇따라
모리 위원장 "부적절한 발언, 깊이 반성" 사죄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장. EPA 연합뉴스

모리 요시로(83)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일본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모리 위원장이 지난 3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의에서 여성 이사를 늘리는 문제를 언급하며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고 4일 보도했다. 이 회의는 51명이 참여했고, 언론에도 공개됐다. 회의에선 일본올림픽위원회 여성 이사 비율을 40% 이상으로 늘리자는 논의가 있었다. 현재 이사가 25명인데, 이 중 여성은 20%로 5명에 불과하다.

모리 위원장은 자신이 회장을 맡았던 일본럭비협회에서 여성 이사가 늘고 있는 점을 예로 들며 “이전보다 (회의할 때) 시간이 배로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은 경쟁의식이 강하다. 누군가 한 사람이 손을 들고 말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모두 발언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또 “여성 이사를 늘리면 발언 시간을 어느 정도 규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회의가 좀처럼 끝나지 않아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모리 위원장 발언이 알려지자 언론과 인터넷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쿄신문>은 “위원장의 발언은 남녀평등을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폭력에 항의하는 ‘플라워 데모’ 활동을 하는 작가 기타하라 미노리는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여성의 발언을 야유하는 동시에 여성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을 위축시키는 차별적인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시다 요코 무사시노미술대 교수(헌법학)도 이 신문 인터뷰를 통해 “회의에서 의견을 많이 내면 논의가 활발하게 되는 것인데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가”라며 “일본이 여성에 대해 계속 낮은 의식을 보여주면 다른 선진국이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여자 유도 은메달리스트인 미조구치 노리코도 트위터를 통해 “회의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여성 이사의 문제가 아니라 회의 진행자의 수완에 달린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해외 매체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모리 위원장의 발언이 “격렬한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며 인터넷에선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등도 모리 위원장의 여성 차별 발언을 기사로 보도했다.

이날 모리 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부적절한 표현이었다. 깊이 반성한다”고 사죄했으나 “사임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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