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 발언' 日올림픽 위원장 "아내에게 혼났다"..사임 가능성도

"여성 많으면 회의 안끝나" JOC 회의서 이사 증원 부정적 의견
외신에 소개 돼 "나라 망신" 반응까지.."경솔했다, 사과드린다"

여성 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전날 여성 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이 "경솔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모리 위원장은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경우 그만두겠다며 사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모리 위원장은 4일 보도된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을 멸시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경솔했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어젯밤 아내에게 호되게 혼났다"며 "'당신 또 큰일을 말했다. 여성을 적으로 만들어 나는 또 괴로워해야만 한다'는 말을 들었다. 오늘 아침은 딸에게도 손녀에게도 꾸중을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일반론으로서 여성의 수만 늘리는 것은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모리 위원장은 전날 온라인으로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의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며 "여성이 많이 있는 이사회는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그는 "여자들은 경쟁의식이 강하다"며 "누군가 한 명이 손을 들면 다른 사람들도 자신이 발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두가 발언하는 것"이라면서 여성 이사의 수를 늘릴 경우 발언 시간을 어느 정도 규제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회의가 좀처럼 끝나지 않아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 위원장의 발언은 즉각 여성 차별이라는 지적을 샀다. 뉴욕타임스·로이터통신·AFP통신 등 외신에 소개돼 나라 망신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모리 위원장은 자신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그러한 목소리가 강해지면 그만둘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며 "폐를 끼칠 수는 없다. 방해가 된다면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자신도 83세인 만큼 '노해'(老害·꼰대)라는 비판을 의식하고 반성하며 살아왔다"고 덧붙였다.

모리 위원장은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일본의 총리를 지낸 정치인이다. 지난 2014년부터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pb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