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이 법원 신뢰를 쓰레기통으로.." 거취 논란 불거지는 김명수

이태성 기자 2021. 2. 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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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면담 녹취를 공개하자 법조계에서 김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대법원장이 법원 신뢰 쓰레기통에 집어넣었다"━임 부장판사는 4일 변호인을 통해 김 대법원장과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법조계 고위 인사는 "녹취록을 보면 대법원장이 국회 눈치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이는 사법부 수장으로서 거짓말을 한 것보다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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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상 첫 법관 탄핵 표결을 앞둔 이날 당사자인 임성근 부장판사 측은 김 대법원장과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2021.2.4/뉴스1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면담 녹취를 공개하자 법조계에서 김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대법원장이 거짓말을 했을 뿐만 아니라 사법부 수장이 정치권 눈치를 보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옷을 벗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온다. 대법원은 아직 이와 관련해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대법원장이 법원 신뢰 쓰레기통에 집어넣었다"
임 부장판사는 4일 변호인을 통해 김 대법원장과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에게 "사표 수리, 제출 그런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한다"며 "(여당에서)탄핵하자고 하는데 내가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김 대법원장이 전날 밝힌 입장과는 상충되는 것이다. 전날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로부터 정식으로 사표를 제출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임 부장판사에게 "일단 치료에 전념하고 건강상태를 지켜본 후 생각해보자"고 말한 적은 있지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말을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의 말은 하루만에 거짓으로 밝혀졌다. 사법부의 수장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셈이다.

이를 두고 서초동의 한 판사는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야 할 법관이 하루만에 들통날 거짓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며 "법원의 신뢰를 대법원장이 쓰레기통에 집어넣었다"고 분노했다.
임 부장판사는 탄핵되는데…김 대법원장은?
법조계에는 이번 사건이 김 대법원장의 거취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임 부장판사는 정치권 영향을 받았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탄핵 위기까지 가 있는 상황인데, 김 대법원장의 이번 발언의 파장이나 결과 역시 임 부장판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 평가다. 대법원장이라는 직책이 주는 무게감을 고려했을 때 임 부장판사의 직권남용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법조계 고위 인사는 "녹취록을 보면 대법원장이 국회 눈치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이는 사법부 수장으로서 거짓말을 한 것보다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장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데 누가 대법원 판결을 신뢰할 수 있겠나"라며 "사법부 수장이라면 이번 문제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김 대법원장은 이미 법원과 법관들의 리더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며 "바로 본인이 탄핵되어야 할 당사자가 된 것이다. 법관으로서의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지금 즉시 본인의 거취를 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이날 임 부장판사의 녹취록 공개에 대해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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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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