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날마다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사람들

KBS 2021. 2. 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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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날마다 쓰레기 더미를 뒤져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케냐와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시리아의 빈민들인데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신산해진 이들의 삶을 <지구촌인>이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케냐에서 가장 큰 쓰레기처리장, 이곳에서 날마다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폐품을 팔아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쓰레기 수거 노동자들입니다.

공식 노동자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빈민들인데요.

재활용할 수 있는 페트병과 깡통을 찾느라 온종일 애쓰지만 최근 벌이로는 하루 끼니조차 잇기 어렵습니다.

[마리 엠비냐/케냐 쓰레기 수거 노동자 : "코로나19가 벌이에 지장을 줬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집세 벌기도 힘듭니다. 일거리가 없어요. 온종일 뒤져도 한 푼 못 벌 때가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호텔과 식당 등이 영업을 중단하면서 쓰레기양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여기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쓰레기 줍기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습니다.

재활용 공장까지 가동을 멈추면서 쓰레기 가격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페트병과 폐지 등을 팔아 버는 폐품 수집상들의 수입도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메리 왐부이/케냐 재활용품 수집상 : "요즘 일이 별로예요. 전에만 해도 매주 1톤 정도의 재활용 폐지를 모았는데 요즘 이만큼은 어렵습니다. 코로나19 탓이죠."]

더 큰 문제는 이제 쓰레기 자체가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로 늘어난 의료 쓰레기가 분리 배출되지 않으면서 감염 위험이 높아졌는데요,

감염에 무방비 상태지만 비공식 노동자로 분류돼 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니엘 마분다/남아공 쓰레기 수거 노동자 : "우리는 은행, 쇼핑센터 등 공공장소만 뒤지고 있지만, 감염 가능성이 있습니다."]

쓰레기를 뒤지며 연명하는 사람들은 아프리카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시리아 북부 알 말리키야 외곽 쓰레기장에 방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모였는데요,

검은 쓰레기봉투를 가득 실은 덤프트럭이 도착하자 달려들어 봉투를 찢고 내용물을 확인합니다.

팔릴 만한 것이나 재활용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먹을 것이 있는지 필사적으로 찾고 있는 겁니다.

[파티마/시리아 쓰레기 수거 노동자 : "쓰레기 속에서 채소나 먹을 만한 것을 찾아 배를 채웁니다."]

최근 시리아 쓰레기장 곳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인데요,

바로 돈이 될 만한 물건을 찾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는 건데 어린아이들도 눈에 띕니다.

[움 무스타파/시리아 쓰레기 수거 노동자 : "쓰레기 속에서 구한 옷을 입고 있습니다. 제 딸들인데요. 쓰레기를 뒤져 먹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리아는 10년 가까이 이어진 내전으로 심각한 경제난 속에 화폐의 가치가 폭락했습니다.

코로나19까지 덮치자 지난 1년 동안 식품 가격이 3배나 올랐는데요.

북동부 지역은 주민 60% 정도가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움 무스타파/시리아 쓰레기 수거 노동자 : "죽음보다 못한 삶입니다. 죽는 게 나을지도 몰라요. 사는 게 아닙니다. 물가는 너무 비싸서, 한 달에 오렌지 하나 겨우 먹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삶이 더 팍팍해진 빈민들.

쓰레기 더미를 뒤져서 겨우 먹고 살아왔는데 이마저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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