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이낙연 "'국민생활기준2030', 이낙연 비전이자 민주당의 비전"
"추경, 늦기 전에 충분한 규모"..재정 적극 역할 컨센서스
"코로나 국난 극복에 에너지 집중할 때" 개헌 논의 부정적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이낙연의 비전일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비전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신(新)복지제도인 `국민생활기준 2030`을 두고 “그동안 정부의 국정과제를 보완하거나 돕는 역할을 했다면, 문재인 정부 들어 당이 국가 비전을 내놓은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좋든 나쁘든 `사회 대전환`은 세계에서 이미 시작됐다. 기존 복지제도의 축적을 바탕으로 경제·사회적 변화에 맞게 사회안전망을 혁신적으로 재구축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행복국가론`을 한층 구체화 한 `국민생활기준 2030`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최저 기준을 보장하고 적정 기준을 지향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당의 싱크탱크인)민주연구원을 포함해 가장 많은 사람이 긴 기간 동안 연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인 복지 비전에는 재원 조달 방안이 수반될 수 밖에 없는 법.
이 대표는 “최저·적정 기준의 지표가 나와야 수요가 나온다. 우선 `중단 없는 성장`이 필요하다”면서 “세율을 인상하지 않더라도 신산업이 육성되면 세입은 늘어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4차 재난지원금 추진을 위한 추경 편성 방침과 관련해서는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상상할 수 있는 것은 국채 발행과 세출 구조조정”이라며 “늦기 전에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당정 간 이견이 없고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컨센서스(consensus·일치된 의견)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거듭 제안한 개헌 논의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 대표는 “개헌의 필요성을 집단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꽤 오래됐다”면서도 “코로나 국난 극복에 모든 에너지가 집중돼 개헌에 에너지가 모아질까 확신은 없다”고 말했다.
임기를 한달 여 남겨놓은 이 대표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만나 그간의 소회와 대권주자로서의 비전, 향후 계획 등을 들었다. 대선 1년 전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이 대표는 3월 9일 전 물러나야 한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증세 없는 복지` 가능하지 않은데 신복지제도 재원 방안은.
△삶의 모든 영역 최저 기준을 보장하고 적정 기준을 지향하는 것이다. 최저 기준은 어떻게 되어 있는가 하는 게 먼저 나와야 재정 수요가 나온다. 적정 기준 역시 어느 정도로 볼 것인지가 나와야 그 다음 개선 방향이 나온다. (답변을)피하려는 게 아니라 분야별 과제를 뽑고 있는 단계다. 전문가들을 만나 준비한 게 3개월쯤 됐다.
-아동과 노년층을 위한 복지는 기존에 있었는데 청년이 들어간 게 특징인 것 같다.
△우리의 복지 제도는 계층별 접근 중심이다. 거기에 세대별 또는 연령별 접근이 보완돼 있는 것이다. 1인 가구 증가, 노동 형태의 변화 등에 따라 앞으로 갈수록 세대별·연령대별 접근이 중요해질 것이다. `국민생활기준 2030`은 백지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역대 정부 복지 제도의 축적 위에 채우고 빈 칸을 메꾸고 하는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나 공정경제3법 보완 요구가 많다.
△시행을 해가면서 보완 의견이 모아져야 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취지가 예방에 있으니 산업안전보건청의 신설, 그것을 위해 여여 합의를 통한 정부조직법 개정이 우선 해야할 일이다. 산업안전보건청 신설 전에는 시행령만 개정해도 되는 산업안전보건본부로의 승격을 오는 7월부터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공정경제3법은 굉장히 어렵게 합의했는데 시행도 하기 전에 보완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또 다른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 시행해 가면서 당 안팎의 의견을 모아가겠다.
-4차 재난지원금 추진 공식화 했는데 당정 간 이견이 있는 것 아닌가.
△육상에 비유하자면 지금은 당정 협의를 위한 도움닫기 준비 단계다. 멀리뛰기 같으면 도움닫기를 몇십 미터 뛰어가는데 몸도 풀고 이런 단계이다. 아직 도움닫기를 시작하기 전에 골인 지점을 말하는 것은 이르고 무책임한 일이다. 단지 늦기 전에 충분한 규모의 추경, 이 원칙에는 당정 간 이견이 없다. 필요한 만큼의 의견 교환은 있었다.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결정판 같은데 기대효과 어떻게 보나.
△공급 부족 우려는 상당히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이 목말라 하는 것은 공급의 물량뿐 아니라 다양화다. 집이 없다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집, 내가 갖고자 하는 집 이 두가지를 다 채워야 한다. 그 점에서는 상당한 정도로 수요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욕적으로 추진한 당의 `미래주거추진단`이 다음 주면 100일이다.
△우선 당장 내놓아야 할 것은 정부에 맡기고 우리는 중장기적 정책으로 하는 것으로 했다. 혼선 줄 것 같아 `변창흠표` 부동산 정책을 다듬는데 일단 당도 동참하고 미래주거추진단은 중장기 정책 하기로 역할 분담을 했다.
-임기가 한달 남았다. 소회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난 정기 국회가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중요하고 제가 하는 게 맞겠다 생각해 (당 대표)출마한 것 아니겠나. 처리한 법안이 의정 사상 최다이고 건수뿐 아니라 하나하나의 무게가 엄청나다.
권력기관 개혁 3법은 김대중 정부·노무현 정부도 하지 못했던 것을 이번에 하게 된 것이다. 32년 만에 전면개정한 지방자치법과 공정거래법 전면개정도 마찬가지다. 이미 처리된 5·18 특별법, 2월 임시국회 처리할 4·3 특별법도 굉장히 큰 것이다.
전남지사와 국무총리로 5년이 넘는 기간 떠나 있다 다시 정치의 중심으로 돌아와 무거운 책임을 맡게 돼 많은 것을 배우면서 다치기도 하고 단단해지기도 했다.
개혁 입법은 늘 양쪽으로부터 얻어맞게 되어 있다. 전형적인 예가 중대재해처벌법인데, 한쪽에서는 미진하다 하고 다른 쪽에선 지나치다 말한다. 그런 틈을 헤쳐나오는데 양쪽 모두에게 서운함을 드린 것이 아쉽지만 첨예한 문제를 어떻게든 조정해 하나의 답으로 민드는 게 의회 민주주의다.
이성기 (beyo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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