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만 보다 결국 무산?' 해운대 지방공단 설립 계획 '쳇바퀴'
해운대구 "상반기 추경 편성 요청 없을 것 ..의회 설득부터"
구의회 여야 동수.."'전선 이탈할라' 눈치보기에 반대를 위한 반대" 비판도
4일 해운대구 관계자에 따르면 구는 이번 달 예정된 해운대구의회 임시회에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공단 설립 타당성 연구 용역비' 추경 편성을 요청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구의회가 이미 올해 본예산에 연구 용역비 편성을 거부한 만큼, 추경에서도 용역비 반영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해운대구는 지난해 말 2021 본예산에 연구 용역비 7천100만원 편성을 요청했지만, 의회는 상임위원회에서부터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 요구했다. 당시 구의회는 구청이 준비한 자료나 다른 지역 사례가 부족해 지방공단 필요성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고, 설립 이후 막대한 운영비도 문제라며 사업에 반대했다.
해운대관관시설관리공단 용역비 편성 문제는 2018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해운대구는 4차례나 용역비를 요청했지만 구의회가 매번 이를 삭감했다. 구는 의회를 설득할 수 있도록 사업 계획을 보강한다는 방침이지만 일각에서는 사업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까지 감지되고 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얼마 전 본예산 편성이 거부됐는데, 곧바로 추경 예산을 요청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만약 편성한다고 해도 구청과 의회 간 대화가 오가지 않은 만큼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며 "의회 지적에 따라 부족한 부분을 설명하고 의원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해운대구의회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9명으로 동수를 이루고 있다. 대부분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정활동 초기부터 민주당 소속 홍순헌 구청장 공약 사업 중 하나인 공단 설립을 반대해 왔다.
결국 사업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이 만든 '전선'이 고착화하면서 일종의 '당론'으로 자리 잡았고, 이런 상황에서 의원 개인이 다른 판단을 내렸다가는 자칫 대오를 깼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눈치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일부 구의원은 예산 심의 과정에서 현재 지역 주민에게 위탁 운영 중인 주차장 등을 공단이 관리하면 주민 수익이 사라진다는 논리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인 결과 해당 시설은 공단 관리 대상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의정 활동에서 지나치게 주민 눈치만 살핀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지적에 대해 해운대구의원들는 애초 공단 설립 여부와 관련한 당론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구청 계획에 수년 동안 변화나 발전이 없다며 공단 설립 필요성 자체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소속 해운대구의회 A의원은 "해운대관광시설관리공단 설립 문제는 지역에서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당 차원의 의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의원 개인이 공단 설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B의원은 "구청이 제시한 사업 계획을 살펴봤지만, 수년 동안 별다른 변화나 진척이 없다, 이 때문에 구의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라며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열거나 구청장이 직접 나서 설명하는 등 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를 보는 외부 시선도 곱지 않다. 3년 동안 같은 사안으로 대립을 반복하는 현상을 정상적인 상황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구청과 의회가 하루 빨리 결론을 짓고 정치적인 해석과 갈등을 배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경남미래정책 안일규 사무처장은 "단순한 타당성 평가만 가지고는 설립 필요성을 판단할 수가 없다. 오랫동안 지방공단을 운영한 다른 지자체 사례를 참고해 설립 타당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며 "3년 동안 같은 사안을 가지고 공방을 주고받는 모습은 정상적인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 어떤 방향이든 양측이 결론을 내려야 정치적인 해석과 갈등을 배제하고 주민을 위한 구정을 펼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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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송호재 기자] songa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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