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김명수, 선배 법관으로서 후배들에 안 창피하나"

박준호 2021. 2. 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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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판사 길들이기에 비겁한 침묵으로 일관"
조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 일화 언급하기도
"당시 대법원장, 대통령에 맞서 사법부 독립 지켜"
"文정부, 노무현 정부 실패한 부동산 정책 답습"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고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최서진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더불어민주당의 법관 탄핵 추진에 김명수 대법원장이 침묵하고 있는 것과 관련, "민주당의 행태도 문제지만 김명수 대법원장의 행태는 너무나 한심스럽다"며 "대법원장을 떠나 선배 법관으로서 후배들에게 창피하지 않나"라고 쏘아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정권의 판사 길들이기에 비겁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사표수리를 거부하며 후배를 탄핵의 골로 떠미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법관들을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보호해야할 책임이 있다"며 "그러나 김명수 대법원장은 취임 후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며 무려 100명이 넘는 판사를 검찰조사로 넘겼다"고 비판했다.

또 "임성근 판사가 기소된 사건에 대한 1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고, 국회에서 탄핵되더라도 헌재에서 각하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일 뿐 아니라 헌재 심판 전에 임 판사는 정년으로 은퇴가 예정돼있다"며 "결국 법관탄핵 강행을 통해 정국 이슈를 전환하고 거대의석으로 사법부를 길들여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보여진다"고 의심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街人) 김병로 선생의 손자인 김 위원장은 조부 일화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1956년 당시 대통령(이승만)은 법관들과 마찰이 생기자 국회연설을 통해 법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며 "이에 대해 당시 대법원장은 '이의 있으면 항소하시오'라고 답하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맞서가면서까지 지키려고 했던 가치는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법관들은 탄핵안을 제출한 국회의원들보다 비겁한 선배·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더욱 비참하고 참담한 심정일 것"이라며 "김명수 대법원장은 비굴한 모습으로 연명하지 말고 본인 스스로 되돌아보며 올바른 선택을 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국회법상 법사위 회부 및 조사를 생략하는가 하면 소추안을 마련하기도 전에 백지도장부터 받으며 절차적으로도 많은 흠결이 발생했다"며 "대한민국 의사에 또 다른 큰 오점을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선 "지금 문재인 정권은 역대급 부동산 재앙을 일으켰던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소위 투기와의 전쟁을 한다면서 부동산 징벌세금을 부과해 투기도 잡고 집값도 잡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과는 전국이 투기판으로 변질되고 집값, 전셋값만 치솟아 가난한 서민을 더 힘들 게 만든 것이 아주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대란을 촉발한 부동산 징벌세금과 각종 규제를 그대로 놔둔 채 공급 조절을 얘기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선거용 눈속임이 아닐 수 없다"면서 "실패한 정책을 정권이 아집대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과 싸우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보궐선거와 관련해선 "이번 보궐선거는 여당출신 서울·부산 시장의 잇따른 권력형 성폭행 범죄로 치러지는 정권발 미투선거"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은 권력형 성폭력 범죄 은폐와 축소에 적극 앞장섰고 집단적인 2차 가해도 서슴지 않았다"며 "상습적 권력형 성폭력 세력이라는 격앙된 비판도 쇄도하고 있다. 특히 귀책사유가 있을시 무공천하기로 국민과 약속한 소위 '문재인 당헌'을 뒤집고 보궐선거 후보를 공천하려 드는 것은 정권의 오만함과 후안무치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이어 "우리 헌정사를 보면 정권이 무능한데다 오만하기까지 하면 여지없이 국민들께서 엄격하게 심판을 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며 "이번 보궐선거는 정권의 추악한 성범죄로 치러지는 미투선거이지만 진흙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국민의힘은 정권심판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선도하는 미래선거로 승화해 국민과 함께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당 내 보궐선거 경선에 대해서도 '속도감'을 주문했다.

그는 "야권 단일화에 대한 스케줄이 정리된 데 대해서 매우 반갑게 생각한다. 단일화 과정이 정리된 만큼 모두가 한식구라는 마음으로 상호 비방 등 불미스런 언행을 멀리하고 아름다운 경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당후보 경선과 관련해서는 차질 없는 단일화 진행을 위해 1대1 토론 등 스케줄을 더 속도감 있게 진행해줄 것을 공관위원회에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west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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