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경제사령탑 홍남기..최장수 경제수장 기록 앞두고 여당발 사퇴론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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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는 여당이 제시한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사자성어 '지지지지(知止止止)'까지 동원하는 강수를 두고 있다.
홍 부총리는 재임기간 거대 여당에 밀려 번번히 소신을 꺽으면서 가장 힘없는 부총리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포함해 1·2·3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추가경정예산 편성,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등을 두고 여당에 9번이나 반기를 들었지만 홍 부총리의 뜻과 다르게 결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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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문재인 정부의 두번째 경제사령탑이자 역대 2위 최장수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대 위기에 몰렸다. 4차 재난지원금을 지난해 5월의 1차 재난지원금처럼 전국민에게 나눠주자는 더불어민주당 방침에 홍 부총리가 재정부담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하자 민주당에서 부총리 사퇴론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등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홍 부총리는 여당이 제시한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사자성어 ‘지지지지(知止止止)’까지 동원하는 강수를 두고 있다. 지지지지는 도덕경에 나오는 표현으로 ‘그침을 알아 그칠 곳에서 그친다’는 표현이다. 본인의 거취를 깊이 있게 고민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2018년 12월11일 취임한 홍 부총리는 4일 기준으로 재임 787일째를 맞았다. 재임기간이 가장 길었던 경제 사령탑은 이명박 정부 시절 윤증현 장관(842일)이다. 홍 부총리가 향후 2개월가량 더 근무하면 최장수 장관 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기관장의 장수는 해당 부처에 경사스러운 일로 통한다. 그 부처의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부총리 사례는 사뭇 다르다.
홍 부총리는 재임기간 거대 여당에 밀려 번번히 소신을 꺽으면서 가장 힘없는 부총리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포함해 1·2·3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추가경정예산 편성,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등을 두고 여당에 9번이나 반기를 들었지만 홍 부총리의 뜻과 다르게 결론났다. 지난해 11월 주식양도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강화하겠다는 소신을 접으면서 대통령에게 사표를 냈기도 했지만 바로 반려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소신이 관철되지 못하면 퇴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핵심경제정책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아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예스맨(Yes man)’ 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그러나 예산총괄 서기관으로 나라곳간지기까지 올라 온 홍 부총리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정국에서 ‘빚을 내서라도 돈을 풀자’는 정치권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에는 ‘노(No)’를 외칠 수 밖에 없었다. 자기를 국무조정실장에서 부총리로 발탁한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에도 말이다.
홍 부총리는 학창시절 별을 보는 것을 좋아해 당시 장래희망이 과학자였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과거와 현재보다는 미래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 수립에 남다른 관심과 열정이 크다. 홍 부총리가 빚을 내어 돈을 푸는 것에 강하게 반대하는 것도 재정건전성 관리를 통해 미래세대에 부담을 주지 말아야한다는 소신 때문으로 해석된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와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여당의 선심성 재정풀기에 홍 부총리가 소신을 얼마나 관철할지 주목된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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