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36%가 세금인데..정부 주세 인상 '술값 오르나'

정부, 3월부터 주세 0.5% 인상
매년 물가상승률 적용해 세율 올리기로
세금 오르면 맥주·탁주 가격도 인상될듯

오는 3월부터 맥주·탁주 주세(酒稅)가 0.5% 인상된다. 정부는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세금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주류업체들도 출고가를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는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반출·수입 신고하는 맥주와 탁주에 대해 1리터(L)당 834.4원, 41.9원의 세율이 적용된다. /조선DB

4일 기획재정부의 ‘2020년 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반출·수입 신고하는 맥주와 탁주에 대해 1리터(L)당 834.4원, 41.9원의 세율이 적용된다. 작년보다 각 4.1원, 0.2원 올랐다. 캔맥주 500밀리리터(mL)는 2원, 페트병 맥주 1.6L는 6.56원 값이 오르는 셈이다.

예컨대 현재 하이트진로(000080)가 판매하는 테라 1리터의 출고가는 2292원이다. 이 중 소비자가 내야하는 세금은 834.4원으로 출고가의 36%다.

기재부 측은 "지난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 0.5%를 반영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과세 기준을 주류 양이나 알코올 도수를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從量稅)로 바꾸면서 매년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해 세율을 높이도록 했다.

주류업계는 눈치 싸움에 나섰다. 당장 주류 가격을 올리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매년 주세가 오르면 출고가 역시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 한 병에 세금 5~6원이 더 붙는다고 당장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세금이 매년 오르면 맥주 값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이전엔 맥주 가격에 세금이 붙었다면 지금은 세금에 가격이 따라가는 구조"라며 "종량세로 바뀐 뒤 첫 주세 인상이라 기업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 인상은 각 기업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탁주업계 관계자는 "막걸리는 주세가 크게 오르지 않아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세법 개정으로 조미용 주류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롯데칠성음료(005300)는 맛술 미림 출고가를 500mL 기준 2035원에서 1851원으로 낮췄다. 그간 알코올이 들어간 조미용 주류는 기타 주류로 분류돼 주세(과세 표준 10%)와 교육세(주세액 10%)가 붙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미림은 알코올이 14% 들었다"며 "주세 미부과분이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가격을 인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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