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정성택 전남대 총장 "당당하고 자유로운 전남대 만들겠다 "

2021. 2. 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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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고 자유로운 전남대학교' 만드는데 최선 다할 것
13년간 등록금 동결, 등록금 비해 4배 많은 교육비 지출
광주전남 15개 대학과 공동학위제 운영

■ 방송 : [CBS매거진] 광주 표준FM 103.1MHz (17:05~18:00)
■ 제작 : 김지희 PD, 구성 : 윤다조 작가
■ 진행 : 김희송 5.18연구교수
■ 방송 일자 : 2월 3일 수요일

[다음은 정성택 전남대학교 총장 인터뷰 전문]

정성택 전남대 총장. 전남대학교 제공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희송> '당당하고 자유로운 전남대학교'의 비전을 내걸고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분이죠, 전남대학교 정성택 총장 이 자리에 직접 나와 주셨습니다. 총장님, 안녕하세요.

◆정성택> 네, 안녕하십니까.

◇김희송> 먼저 취임 축하드립니다. 지난달 15일에 취임하시고, 코로나19 상황으로 이번 주 월요일에 온라인으로 취임식을 진행했는데요. 총장 취임에 대한 소회 한 말씀 해주시죠.

◆정성택> 예, 여러분 반갑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벌써 2주가 지났네요? 학교 정문을 통해 전남대 민주길을 걸어서 처음 출근했던 아침이 생각납니다. 이미 펜데믹이 돼버렸잖아요? 그래서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출근했었는데요. 저는 전남대학교 80학번입니다. 40년 전 신입생일 때 마스크를 쓰고 걸었던 그 길을 똑같이 걷고 있더라고요. 지금은 아마 보편적인 가치가 된 민주·인권·정의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저뿐만 아니라 많은 희생이 동반되었던 시간입니다. 오늘의 마스크도 저는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보건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존재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고요.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해 쓰고 있던 마스크였습니다. 그래서 이 시대 대학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는 첫 출근 시간이었습니다. 그 문을 통해서 많은 학생이 들어오게 될 건데요. 전남대 학생들이 미래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대학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한 첫 출근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제 취임 후 첫 번째 공식 일정 중 하나가 1월 18일 아침에 5·18 국립묘지 참배였습니다. 방명록에 '당당하고 자유로운 전남대인을 위해 더 강하고 품격있는 대학을 만들겠습니다.'라는 약속을 했습니다. 지난 1월 15일 취임 후 저에게 1,460일의 임기 중에서 1,440일이 남아있습니다.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시·도민 여러분과 지역, 그리고 국가의 많은 응원과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취임 인사차 여러 곳을 방문했습니다. 지역 현안, 또는 우리 대학이 풀어가야 할 과제에 대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공통적인 것은 우리 전남대학교의 위상 제고와 명예를 더욱 빛내 달라는 당부의 말씀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우리 학생, 교직원, 그리고 지역민과 자주 만나고 협력하며 소통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희송> 말씀하신 대로 '당당하고 자유로운 전남대학교'를 비전으로 내세우셨는데요. 어떤 의미인지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시죠.

◆정성택> 우리 대학은 69년 전 전쟁의 포화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미래가 굉장히 불확실한 혼돈의 시대에서 지역민들께서 미래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지역의 의지로 세워진 대학입니다. 그리고 현재는 100여 개의 학과에서 인류가 필요로 하는 모든 학문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대학이 되었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인생의 전주기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어린이집, 중등, 고등 교육은 물론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는 평생 교육까지 제공하고 있는 지성 공동체입니다. 자랑스러운 역사와 함께 다양한 전공 선택을 통해 우리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전문 지식을 갖춘 당당한 전남대인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지식만 가지고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의 반감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고, 심하게 말하면 대학을 나서는 그 순간 구시대의 지식이 된다고 말합니다. 많은 지식의 홍수와 혼돈의 시대 속에서도 공공의 선을 추구하고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인간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영혼의 자유로움을 갖춘 전남대인이 되었으면 하는 차원에서 '당당하고 자유로운 전남대인'을 비전으로 세웠습니다. 자랑스러운 것은 우리 대학은 다양한 학문이 존재합니다. 인문·예술·체육·사회 및 자연과학까지 다양한 학문의 토양에서 자란 우리 학생들이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형 인재로 향후 펼쳐질 가치관에 대한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갖춘 인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즉 지식과 지혜를 겸비한 인재를 만드는 곳, '당당하고 자유로운 전남대'가 개교 69년의 역사와 전통 속에서 빛내 온 명예와 다져온 위상을 더욱 확장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희송> 비전으로 제시해 주셨던 '당당하고 자유로운 전남대학교'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그러면 이런 전략과 가치로 비전을 실현했을 때 전남대학교의 어떤 변화된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을지, 또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핵심 사업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정성택> 대학의 기본 미션은 교육, 연구, 봉사입니다. 내년이면 우리 대학이 개교 70주년이 됩니다. 오랜 전통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정리하는 기회가 되지만, 또 하나의 미션은 다가올 미래에 준비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우선, 대학 구성원들의 의지가 담긴 '전남대학교 100년 청사진'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미 대학은 교육·연구 그리고 봉사에 관한 각종 지표를 관리하고 분석하는 것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돼버렸습니다. 우리 대학에 존재하는 미래위원회, 기획조정처, 정보전산원 등이 협업해서 각종 지표를 리얼타임으로 정리하고 분석해서 정부 재정 지원 사업, 연구 과제 설정 등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교육도 가장 큰 문제가 됐습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대학의 학사 개편은 필수적입니다. 이미 강의실을 떠나서 비대면 수업이 익숙해졌고요. 이런 비대면 수업에 더해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교수와 학습자의 상호 토론을 통한 교육, 또 실험 실습 등 대면 교육의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의 구축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교무처, 기초 교육원, 그리고 각종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업 부서와 협업을 통해 교육 혁신 플랫폼인 교육 혁신본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희송> 전남대학교는 일반 지방대가 아니라 '지역 거점 국립대'로서 역할도 중요한데요. 이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정성택> 흔히 말하는 거점 국립대는 전국에 서울대를 포함해서 10곳이 존재하게 됩니다. 일반 대학과 달리 해당 지역에 대학 역할의 모델이 되고, 국가 균형 발전의 축을 맡으라는 미션이 주어져 있습니다. 그중에서 양질의 교육은 이제 인류의 기본권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거점 국립대의 미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입니다. 최근 유엔이 내건 가치 중 하나로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우리의 화두가 됐습니다. 모든 국민에게 형평성 있고 포용력 있는 교육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거점 국립대의 의무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학문적 생태계를 유지해야 하고, 평생 학습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각 대학 간의 연대와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이것이 거점 국립대학교의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희송> 그렇다면 현재 지역 대학, 특히 전남대학교가 마주한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정성택> 굉장히 어렵죠.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학이라는 것은 굉장히 안정된 환경 속에서 자율성도 주어졌고, 창의성도 주어졌기 때문에 교육과 연구만을 수행함으로써 그 권위를 부여받았습니다. 그러나 대학은 이제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구조가 됐습니다. 전남대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 거점 국립대학의 총체적인 위기입니다. 더구나 농어촌과 도시에서 인구는 갈수록 줄고, 지역의 청년 유출률이 80%에 달하고 있습니다. 지역과 대학이 공동 운명체임을 생각해 보면 이것은 단순히 대학의 위기가 아닌 우리 지역의 위기입니다. 이에 대해서 대학 재정의 안정적인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교육 환경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필수적이고요.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장학금 수여, 그리고 신입생 충원의 해결이 가장 무거운 문제들입니다. 이런 문제들은 대학 구성원뿐만 아니라 정책 당국과 지역 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김희송> 특히 코로나 19로 인한 혼란 속에서 교육 정상화를 위한 방책 어떻게 마련하고 계시나요?

◆정성택> 저는 대학의 가장 큰 화두는 안전한 교육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간 우리 대학에서는 다행히 자체 발생한 환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약 2,000여 명의 유학생들이 효율적인 관리로 가장 안전한 캠퍼스를 함께 만들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새로운 교육 환경 조성도 저희가 결코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약 200개의 원격 수업 강의실도 준비했고요. 거점 국립대들과 학위공동체도 준비해서, 코로나 환경이지만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위해서 안정적 재정 확보는 필수적이지만, 가장 어려운 등록금에 관한 문제는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김희송>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등록금을 13년간 동결하기로 했는데요. 이러한 결정을 하신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정성택> 저는 거점 국립대, 국립대, 또 고등 교육의 주인공들은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등록금 동결은 정부의 정책이기도 하지만, 우리 모든 국민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등록금 동결이 장기화되면서 대학 재정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전남대의 경우에는 1인당 학생 등록금 규모보다 약 4배 정도 많은 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추가 비용이 지출되고 있는데요. 다행스러운 것은 전남대학교를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많은 구성원, 독지가와 지역 기업인, 출향 인사들이 발전기금과 장학금을 기부하고 계십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그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요. 뜻을 잊지 않고 미래 세대 육성에 절대 끈을 놓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김희송> 최근 지방 대학을 중심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정원 미달의 문제가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어떤 계획을 하고 계시나요?

◆정성택> 아주 큰 문제죠. 저는 지역과 대학은 공동 운명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학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저는 학습자가 필요로 하는 학문을 제공하는 대학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 전남대학교에서는 지난해 6개 첨단학과를 신설했습니다. 300명의 새로운 신입생을 맞이하게 될 것 같고요. 이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학문을 할 것입니다. 또 하나, 연대와 협력은 필수가 됐습니다. 그래서 광주전남지역의 15개 대학과 같이 공동학위제를 운영하겠습니다. 또한 10개의 거점국립대학과도 학술 교류를 해서 단순한 지역 대학이 아닌 국가의 거점 대학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희송>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인터뷰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인데요. 준비해 오신 내용이 있었을 텐데, 이것만은 꼭 해야 되겠다는 부분들이 있다면 먼저 말씀해 주시죠.

◆정성택> 우리 대학은 대한민국 국민이 만들어주고, 지역민들이 만들어준 대학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지역과 대학은 공동 운명체입니다. 그래서 지역 발전과 대학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김희송> 네. 마지막으로 총장님께서 임기 동안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지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총장님의 각오 한 말씀 듣고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정성택> 우리 대학이 벌써 69년이 됐습니다. 52년 6·25전쟁의 포화 속에서 개교했습니다. 전쟁을 치르느라 국고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개교에 필요한 많은 재원은 지역민이 감당해 주셨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항상 지역 사회에 무한 책임을 지고 있다는 자세로 국가 동량을 양성하고, 지역 인재를 배출하며, 현안에 대해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거점 국립대로서, 지역은 물론 국가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막중한 사명을 띠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과학 기술, 풍부한 인프라 등 많은 자원을 지역과 공유하겠습니다. 대학 구성원은 물론이고 지역민 모두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는 '당당하고 자유로운 전남대'로 거듭날 것입니다. 광주전남 시·도민의 사랑 속에서 더 강하고 더 품격있는 대학으로 성장하도록 많은 격려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희송>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전남대학교 정성택 총장과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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