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탄핵 얘기 안했다" 거짓으로 드러나
김명수 대법원장이 작년 5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사표를 제출하자 “사표를 받으면 (임 부장판사가) 탄핵이 안 되지 않느냐”며 반려했다는 본지 보도(3일 자 A1면)에 대해 3일 “그런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4일 임 부장판사가 변호인을 통해 당시 면담 때 녹취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김 대법원장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법조계에선 “현직 대법원장이 거짓 해명을 한 것이 드러난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김 대볍원장의 법원 내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김 작년 5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사표를 제출하자 “사표를 받으면 (임 부장판사가) 탄핵이 안 되지 않느냐”라며 반려했다는 본지 보도가 나온 3일, 김 대법원장은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야당 의원 등에 밝혔다. 그러자 임 부장판사는 3시간 뒤 “대법원이 오늘 오후 사실과 다른 발표를 했기에 부득이 사실 확인 차원에서 밝힌다”면서 김 대법원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입장문을 내놨다. 이후 김 대법원장의 추가 대응은 없었다.
다음 날 임 부장판사는 변호인을 통해 당시 면담 때 녹취한 내용을 4일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사표 수리, 제출 그런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한다”며 “(여당에서)탄핵하자고 하는데 내가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3일 오전까지만 해도 본인의 ‘임성근 탄핵’ 발언 관련 본지 보도에 대해 대법원을 홍보심의관을 통해 “작년 5월 면담 과정에서 오간 얘기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보도의 사실 여부를 묻는 다른 언론엔 비공식적으로 “임 부장판사는 정식으로 대법원장에게 사표를 제출하지 않았고, 그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도 없다”고 대응했다. 그런데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 등이 본지 보도의 사실 여부를 질의하자,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12시쯤 이 ‘비공식 답변’을 대법원 명의의 공식 답변서에 그대로 적어 보내 야당 의원실에 보냈다.
그러나 임 부장판사가 이날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김 대법원장이 국회에도 허위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법조계 인사는 “법관 독립을 수호하는 대법원장이 여권과 공모해 사법 독립을 근본부터 훼손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김명수 대법원의 정치 편향성은 여러 차례 지적됐는데 이번 사안은 훨씬 더 적나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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