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스벅 '피규어 골드카드' 10만원에도 20분 만에 '완판'..사재기도

황덕현 기자 2021. 2. 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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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스타벅스 골드카드 충전 총 6만원 해주셔야 하고요. 플레이모빌 세트 구입비용 4만원은 충전한 데서 차감해 드릴까요? 이게 마지막 수량이에요."

20여개가 발매된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선 1명이 10여개 플레이모빌 골드카드 세트를 싹쓸이하면서 줄을 서서 구입을 기다리던 이들이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에 스타벅스 본사 측은 "재고 등을 전날(3일) 직원 및 고객에게 공지했고, 3개까지만 구입할 수 있게 안내했다"면서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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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 시간 1시간 전부터 대기줄, 1인당 3개 제한 현장에선 안지켜져
중고거래사이트에 13만~15만원 올라와
4일 오전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이날 한정판으로 출시된 플레이모빌 피규어 골드카드 세트를 사재기한 모습이 포착됐다. 20세트가 입고된 이 매장 수량의 절반 가량이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먼저 스타벅스 골드카드 충전 총 6만원 해주셔야 하고요. 플레이모빌 세트 구입비용 4만원은 충전한 데서 차감해 드릴까요? 이게 마지막 수량이에요."

밤새 내린 눈도, 영하의 강추위도 이들을 막을 수 없었다. 4일 오전 7시50분께, 서울 마포구의 한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스타벅스) 매장 앞에는 긴 줄이 생겼다. 한정판 출시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커피 전문점에서 한 번에 지불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최소 지불금액 10만원' 제한에도 물건은 해당 매장 개점 약 20분 만에 동이 났다. 주인공은 바로 '플레이모빌 피규어 골드카드'(플레이모빌 골드카드 세트)다.

스타벅스는 지난 1월 14일부터 28일까지 '독일의 레고' 격인 플레이모빌과 협업 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해왔다. 1만2000원에 피규어 인형 1개와 음료 1장 묶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가운데서도 발매 날마다 줄 세우기를 이어가며 화제를 모았다.

4일 발매된 플레이모빌 골드카드 세트는 시리즈의 피날레 격이다. 단단해보이는 검은색 금속 케이스에 금색 카드 2장, 피규어 인형 2종류를 포함한 구성은 인기와 함께 논란도 낳았다. 제품 가격은 4만원이지만 골드카드 2장에 각각 3만원을 최초충전해야 하기 때문에 지불금액이 10만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런 고가정책에도 불구, 이날 오전부터 전국 각지의 스타벅스 매장에선 한정판을 소유하고 싶은 이들이 발걸음이 이어졌다.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가 4일 출시한 '플레이모빌 피규어 골드카드' © 뉴스1 황덕현 기자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30대 안모씨는 플레이모빌 골드카드 세트를 가지고 싶어 출근시각인 9시보다 1시간여 빨리 출근했다. 세트 2개를 손에 쥔 그는 "한 세트는 내가 가지고, 다른 세트는 절친(절친한 친구의 줄임말) 생일날 깜짝 선물로 줄 것"이라며 매장 문을 나섰다.

40대 김모씨는 한 세트를 '득템'(좋은 상품 구입했다는 의미의 신조어)했다. 김씨는 "전업주부인 아내가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광고) 사진을 보고 있길래 기억하고 있다가 샀다"면서 "한정판이라 '구입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가격이 좀 세긴 하지만 주말마다 분위기 좋은 '스벅' 나들이 하니 그때마다 쓸 것"이라고 웃었다.

매장당 20여개 안팎만 입고된 탓에 1~2분 차이로 구입에 실패하는 사례도 있었다. 오전 8시께 홍대입구역 인근의 한 매장에 들어선 이주영씨(36)는 "5분 전쯤 완판됐다"는 말에 "장난 아니다"면서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었다.

소셜 미디어에는 오전 8시 안팎부터 구매 인증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매장이 열기 전인 오전 7시 전후부터 눈길을 뚫고 매장 밖에서 줄을 섰다는 인증부터, 그간 구입했던 피규어 인형까지 10여개를 세워두고 뿌듯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재기'도 포착됐다. 20여개가 발매된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선 1명이 10여개 플레이모빌 골드카드 세트를 싹쓸이하면서 줄을 서서 구입을 기다리던 이들이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스타벅스 본사 측에서 1인 최대 3개 구입으로 제한했지만 일선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한 고객이 "저렇게 다 사가게 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스타벅스 직원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침묵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사재기된 플레이모빌 골드카드 세트는 중고거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곧바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웃돈이 붙어 13만~15만원선에 거래되는가 하면 앞서 발매했던 플레이모빌과 함께 38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에 스타벅스 본사 측은 "재고 등을 전날(3일) 직원 및 고객에게 공지했고, 3개까지만 구입할 수 있게 안내했다"면서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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