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4차 재난지원금 관철 총력전.. 홍남기 사퇴론 분출
이낙연 "재정의 주인은 국민" 강조
보편·선별 병행 지급 방식 재확인
홍 부총리 SNS 발언엔 총공세
설훈 "서민들 피눈물 외면" 성토
고심 깊은 靑 "이견 좁혀나가야"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3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4차 추경에 필요한 재원 확보는 이 대표가 앞장서고 당 지도부가 나서서 강력한 리더십 발휘를 통해 반드시 관철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다수의 회의 참석자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민의 극심한 고통을 정부 재정을 통해서 덜어드려야 한다’는 이 대표의 연설과 의지를 관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본질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4차 재난지원금 ‘보편·선별 지급 병행’ 추진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에 홍 부총리가 즉각 제동을 걸자 집권여당의 강력한 리더십 발휘를 통해 재정당국의 반발을 틀어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데 필요하다면 재정을 쓰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재정의 주인은 결국 국민”이라고 홍 부총리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당정 협의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길 바란다”며 보편·선별 지급 방식의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당내에서는 집권여당의 구상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홍 부총리에 대한 ‘사퇴론’이 분출했다. 최 수석 대변인은 “(비공개 최고위에서) 홍 부총리가 공개 반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잘못된 행태다.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 강력하게 제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염태영 최고위원은 “홍 부총리가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논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해 감정이 묻어날 정도로 여당 대표의 의견을 반박한 건 부적절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재난지원금 논쟁이 홍 부총리의 거취 문제로 확전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의원의 ‘유감 표명’은 이어지고 있다. 설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서민의 피눈물을 외면하는 곳간지기는 자격이 없다”고 홍 부총리를 직격했다. 우원식 의원은 “홍 부총리는 기재부 선발 대표선수가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께서 기재부에 일하러 보낸 문재인정부 사람임을 망각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4차 재난지원금의 맞춤형, 전국민 지원 병행 방침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재정당국의 입장을 굉장히 절제된 표현으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부총리는 3일 오전 국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혹시 정부와 의견이 조금 다른 사안에 대해 국민들께 확정된 것으로 전달이 될까 (걱정한 것)”이라며 “제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드린 말씀은 많이 숙고하고 절제되게, 정중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재난지원금 맞춤형, 전국민 병행 지원에 대한 반대 입장이 분명하고, 물러설 의지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가 이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직후 페이스북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여당에서 사퇴 요구 등 격앙된 반응이 나오는 것을 맞받아친 것으로도 읽힌다.
홍 부총리가 기자들과 대화하면서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홍 부총리가 ‘울먹였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기재부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전날 페이스북에 직원들에게 당부하는 형식으로 “기재부를 향한 어떠한 부당한 비판도 최일선에서 장관이 막을 것”이라며 “저부터 늘 가슴에 지지지지(知止止止: 그침을 알아 그칠 데 그친다)의 심정을 담고 하루하루 뚜벅뚜벅 걸어왔고 또 걸어갈 것”이라고 썼다. 홍 부총리가 4차 재난지원금 지원 결정 과정에서 직을 걸고 재정당국의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당정 협의 과정에서 번번이 입장을 철회하거나 후퇴해 온 홍 부총리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재부 안팎에서는 그동안 경제정책 수장에 대해 여권에서 수시로 사퇴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 불쾌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는데, 홍 부총리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이번에는 배수진을 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김민순·이도형 기자, 세종=박영준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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