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동결자금 문제 환기 달성 판단.. 장기 억류 부담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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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부터 1개월가량 억류 중이던 한국케미호의 선장을 제외한 선원 19명을 이란 정부가 전격적으로 석방하기로 한 것은 우리 정부의 동결자금 문제 해결 의지를 이란이 인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란 정부는 우리 정부의 동결자금 문제 해결 의지를 확인하고, 억류기간 동안 동결자금 문제에 대한 관심 환기라는 소정의 성과는 달성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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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과정서 韓 정부 진정성 인정
이란 유엔분담금 최소 180억 달해
외교부 "美와 납부 문제 협의 끝나"
이란, 韓과 교역재개 희망 알려져
◆“동결자금 문제 진정성 보여줘”
전날 세이에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차관은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선장을 제외한 선원 19명(한국 국적 4명, 외국인 15명)의 억류 해제 결정을 알려왔다. 아직 동결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지만 이란 정부가 전격적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란 관영 IRENA통신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석방 사실을 알리면서 “한국 측이 동결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동결자금을 이용한 이란의 유엔 분담금 납부 문제가 진전된 것이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동결자금을 활용한 이란의 유엔 분담금 납부 문제와 관련해 “거의 해결이 돼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분담금을 (동결자금으로) 낸다는 것은 (미국과) 협의가 끝났고 굉장히 기술적 부분만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이란이 유엔 회원국으로서 총회 투표권을 유지하기 위해 내야 하는 최소 분담금은 1625만달러(180억원)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석유수출대금 약 70억달러(7조7000억원)에 비하면 크지 않지만, 적어도 진정성을 보여주는 계기는 됐다는 설명이다.
이란 정부는 석방 사실을 알리면서 이번 조치가 “인도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선박에 대한 사법 절차는 계속 진행 중이다. 이란 정부가 선박 억류와 동결자금 문제는 별개라는 기존 주장은 굽히지 않은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은 선원은 다 풀어주고 선박도 사법절차를 조속히 종료해 풀어주겠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선박을 억류하면 유지 관리를 해야 해 선장을 남겨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선장이 선박에 남은 상태다.
다만 이란 정부는 우리 정부의 동결자금 문제 해결 의지를 확인하고, 억류기간 동안 동결자금 문제에 대한 관심 환기라는 소정의 성과는 달성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어차피 미국 협조 없이는 동결자금 문제가 해결될 수 없는 상황에서 사태 장기화와 국제여론 악화는 역효과만 낼 수 있다는 계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선박 억류 직후 이란 당국자들의 한국에 대한 감정은 매우 격앙된 상태였지만, 현재는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들 사이에선 한국이 미국의 제재를 문언 그 자체보다 더 엄격하게 해석해 적용한다는 불만이 높았다. 다만 아직 유엔 분담금 납부로 반환할 수 있는 액수 외에도 남은 동결자금 액수가 훨씬 더 큰 상태다. 이란은 또 한국과의 교역 재개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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