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만에 불켜진 공연장.."이제야 집에 돌아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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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두 달 가까이 불이 꺼져 있었던 이곳에 간만에 조명이 환하게 켜졌다.
지난달 31일 정부가 공연장 방역지침을 '동반자 외 2칸 띄어앉기' 또는 '객석 1칸 띄어앉기'로 완화하면서 2일 공연 재개가 결정돼 2개월 만에 이곳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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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스태프 150명 2달 만에 모여
공백 무색할 정도로 완벽한 호흡
"생업 떠나 물류배달로 생계 유지
철저한 방역으로 공연 이어가고파"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배우분들, 최대한 감정 잡고 해주세요.” “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두 달 가까이 불이 꺼져 있었던 이곳에 간만에 조명이 환하게 켜졌다. 오랜만에 무대에 선 배우들의 힘찬 대답에서 공연 재개를 앞둔 긴장과 설렘이 전해졌다.
이들은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강화로 지난해 12월 5일부터 공연이 중단되자 150여 명의 배우, 스태프들은 생업의 현장인 무대를 떠나 공연 재개를 기약없이 기다려왔다. 지난달 31일 정부가 공연장 방역지침을 ‘동반자 외 2칸 띄어앉기’ 또는 ‘객석 1칸 띄어앉기’로 완화하면서 2일 공연 재개가 결정돼 2개월 만에 이곳에 모였다.
이날 연습은 그동안 배우들이 동선을 잊지는 않았는지, 무대 세트에 이상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일종의 ‘워밍업’이었다. 배우들은 드레스 리허설과 달리 각자 편안한 의상으로 무대에 올랐다.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원미솔 음악감독이 실제 공연처럼 객석을 향해 인사를 하자 스태프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긴장된 표정으로 무대에 서 있던 배우들은 조명이 꺼지고 막이 오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진지한 모습으로 연습에 임했다.
오랜만의 무대다 보니 대사 실수로 연습이 잠시 중단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배우들의 모습에서 다시 무대에 선 기쁨이 그대로 느껴졌다. 주인공 에드몬드 단테스가 감옥에서 탈출한 뒤 해적들과 만나면서 등장하는 넘버 ‘진실 혹은 대담’에서는 2개월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완벽한 합을 보여줬다. 스태프도 공연에 대한 걱정을 잊고 큰 박수로 배우들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여느 때보다 화이팅이 넘치는 연습이었다. 배우, 스태프 모두 일상에 돌아왔다는 기쁨 때문이다. 이날 연습에서 만난 앙상블 배우 임다현은 “공연 재개 소식을 들었을 때 기쁨과 함께 다시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다”며 “연습을 해보니 두 달 동안 쉰 게 티가 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너무 좋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올해 뮤지컬배우 4년차인 임다현은 지난해 코로나19로 반복되는 공연 중단과 오디션 연기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럼에도 공연이라는 생업을 이어가기 위해 누구보다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왔다고 했다. “무대에서 관객과 다시 만나면 ‘내가 무대에 다시 돌아왔구나’라는 생각에 눈물이 날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힌 그는 “관객들이 저희를 통해 잠시나마 코로나19라는 사태에서 벗어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찬우 무대팀장은 “무대에 돌아오니 이제야 내 집에 온 것처럼 마음이 편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한 가족의 가장이기도 한 김 팀장은 공연 중단 이후 물류센터 배달 일을 하며 2개월을 버텼다. 그는 “공연은 우리 같은 스태프들에게 소중한 일자리”라며 “공연 중단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워밍업을 마친 ‘몬테크리스토’는 2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재개했다. 이날 공연장은 오랜만에 공연을 보러 온 관객으로 가득했다. 커튼콜에서 배우 카이는 배우, 스태프를 대표해 “공연을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신 여러분이 있기에 이 무대가 다시 막을 올릴 수 있었다”며 “다시는 이런 일(공연 중단)이 없도록 서로 방역에 철저히 유의하면서 좋은 공연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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