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억울하다" 우병우 전 수석 오늘 항소심 선고

[theL] 우병우 전 수석 "억울하고 무죄..정치검사들의 '최후심판자' 자임 막아달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뉴스1

'국정농단 은폐' 등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4일 항소심 판결을 받는다. 1심에서 우 전 수석은 총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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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재단 문제삼기 어렵다" '법적검토' 문건이 '국정농단 은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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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 김민기 하태한)는 이날 오후 우 전 수석에 대한 항소심 판결을 선고한다. 우 전 수석은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2심에서 징역 13년 선고를 요청했다.

우 전 수석은 최서원씨(옛 이름 최순실씨)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을 알고도 덮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단 설립·운영에 청와대 최씨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도 민정수석으로서 감찰직무를 등한시했다는 것이다.

최씨의 존재가 드러나기 시작한 같은해 10월 우 전 수석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성우 전 홍보수석과 박 전 대통령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최씨의 존재를 인정하지만 외부에 알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며칠 뒤 우 전 수석은 '현재로서는 횡령 등 범죄가 발생하지 않는 한 미르·K스포츠재단을 법적으로 문제삼기는 어렵다'는 내용의 문건을 청와대에 보냈고, 박 전 대통령은 이 문건을 토대로 '재단 설립은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을 공표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최씨의 존재를 알고도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을 최씨의 개인비리로 몰아가려 했다고 주장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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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국·과장 좌천, K스포츠클럽 사업 감찰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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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들이 좌천되도록 부당하게 외압을 쓴 혐의, K스포츠클럽 사업을 부당 감찰하려 한 혐의도 있다. 여기서도 최씨가 등장한다. 최씨가 문체부를 장악하는 데 걸림돌이 될 만한 인사들을 내치려 했다는 것이다.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을 움직여 문체부 감찰 지시를 내렸고, 우 전 수석이 실행에 옮겨 국·과장들을 내쫓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K스포츠클럽은 정부예산 1000억원 투입이 예정된 대규모 사업이었다. 검찰은 최씨가 민정수석실 감찰로 꼬투리를 잡은 뒤 K스포츠재단에 사업을 맡기려 것으로 파악했다. 문체부 국과장 좌천과 마찬가지로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을 통해 우 전 수석을 움직였다는 게 검찰 판단이었다.

1심은 문체부 국·과장, K스포츠클럽 부당 감찰 혐의는 무죄라고 판단했다. 문제의 문체부 국·과장들이 인사특혜·파벌싸움 등 내부문제에 휘말려 있었던 것은 사실이므로, 우 전 수석이 이들을 전보하도록 조치한 것은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K스포츠클럽 감찰은 박 전 대통령 지시를 따른 것에 불과해 책임을 묻기 힘들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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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검찰 고발 종용, 가족회사 감찰 훼방 혐의는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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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CJ E&M 고발 종용,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감찰무마 혐의는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CJ E&M 관련 혐의는 공정위의 2014년 영화산업 불공정거래 실태조사와 연관돼 있다. 당시 공정위는 CGV의 불공정거래 행위만 검찰에 고발하려 했다. 그런데 신영선 당시 공정위 사무처장이 우 전 수석과 면담한 뒤 기류가 바뀌었다. 자체조사 결과와 내부지침을 뒤집고 계열사인 CJ E&M까지 검찰에 고발하려 한 것이다.

검찰은 CJ E&M이 박근혜정부의 심기를 거스르는 콘텐츠를 제작하다 '미운 털'이 박혔고, 우 전 수석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1심은 "우 전 수석이 합리적 이유 없이 CJ에 불이익을 줄 의도로 고발의결에 필요한 조치를 요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이 전 감찰관은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과 관련된 비리 혐의를 감찰한 바 있다. 자신이 감찰당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우 전 수석은 이 전 감찰관에게 직접 연락해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그 결과 특감실 현장조사가 무산됐고, 특감실 직원들은 인사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우 전 수석의 압박으로 감찰이 유야무야됐다는 점을 사실로 인정했다.

이후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장에게 이 전 특감을 사찰하라고 한 정황을 잡아 추가 기소했다. 별도로 진행된 이 사건 재판에서 우 전 수석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2심에서 국정농단 은폐 사건과 병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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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감히 말씀드린다. 저는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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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전 수석은 최후진술에서 "감히 말씀드린다. 저는 억울하다. 저는 무죄다"라고 강조했다. 우 전 수석은 "검찰은 제가 청와대에 근무한 전 기간 동안의 모든 업무를 탈탈 털어 제가 한 일은 직권남용죄로, 하지 않은 일은 직무유기로 기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정치검사들이 직권남용과 직무유기를 칼로 삼아 입법, 사법, 행정의 꼭대기에서 최후의 심판자로서 자임하지 못하도록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지켜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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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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