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으로 돌아가는 크리스 아처, 부활 가능할까[슬로우볼]

안형준 2021. 2.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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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아처가 친정으로 돌아간다. 3년만의 복귀. 하지만 초라한 복귀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2월 3일(한국시간) 우완 크리스 아처와 1년 65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2020시즌을 부상으로 쉰 아처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기간이 끝나 FA가 됐고 친정인 탬파베이 복귀를 결정했다.

1988년생 아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161순위로 클리블랜드에 지명됐고 싱글A 소속이던 2008년 겨울 마크 데 로사와 트레이드로 시카고 컵스로 이적했다. 그리고 2011년 1월 맷 가르자와 트레이드로 탬파베이로 이동했다.

당시 아처와 함께 컵스를 떠나 탬파베이로 향한 선수는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포수 로빈슨 치리노스, 최근 필라델피아 필리스 단장이 된 샘 풀드, 2018시즌을 끝으로 빅리그 무대에서 떠난 브랜든 가이어, 그리고 현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소속인 이학주였다.

마이너리거 시절 두 번이나 트레이드를 경험한 아처는 트레이드 직후 시즌인 2012년 빅리그에 데뷔해 6경기를 '체험'했다. 그리고 2013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빅리거가 됐다. 루키시즌 23경기에 선발등판해 128.2이닝을 투구하며 9승 7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했고 데이빗 프라이스, 맷 무어, 알렉스 콥과 함께 강력한 선발진을 이뤘다.

아처는 2014시즌 32경기 194.2이닝, 10승 9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하며 팀 에이스로 거듭났다. 2015시즌에는 34경기 212이닝을 소화하며 이닝이터의 면모까지 얻었고 첫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2016-2017시즌에는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올랐지만 3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확실한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18시즌 복근 부상을 겪으며 성적이 더 하락했고 탬파베이는 아처가 더 추락해 가치를 잃기 전에 트레이드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 대한 열망에 마음이 급해진 피츠버그로 아처를 보냈다. 당시 피츠버그는 아처를 영입하기 위해 타일러 글래스노우, 오스틴 메도우즈를 탬파베이로 보냈다. 이는 탬파베이 입장에서는 역사에 남을 승리였고 피츠버그 입장에서는 땅을 치고 후회할 재앙과 같은 트레이드가 됐다.

피츠버그는 2018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아처는 탬파베이에서보다 더욱 망가진 모습을 보였다. 2018시즌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고 2019시즌에는 어깨 부상을 겪으며 23경기 119.2이닝, 3승 9패, 평균자책점 5.19의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2020시즌에는 아예 마운드에 오르지도 못했다. 탬파베이로 향한 글래스노우는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했고 메도우즈 역시 팀 타선을 이끄는 중심타자가 됐다.

2015시즌 정점을 찍은 후 아처는 꾸준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지만 2015시즌 시속 95.8마일이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2019시즌에는 시속 94.1마일까지 떨어졌다. 공 자체에 대단한 변화가 있던 것은 아니지만 점차 자신감을 잃으며 성적도 함께 잃었다.

하이패스트볼과 스트라이크 존 낮은 쪽을 예리하게 공략하는 슬라이더를 섞는 투수였던 아처는 구속과 성적이 떨어지며 점점 더 낮은 코스로 도망가는 투수로 바뀌었다. 타자의 시선을 위아래로 분산시키는 힘을 잃었고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모두 위력을 잃었다. 커브와 싱커 등을 장착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제 아처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투수가 됐다. 강속구를 던지는 20대 젊은 투수가 아닌 1년의 공백을 안고 있는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투수가 돼 친정으로 돌아왔다. 건강에 대한 물음표는 여전하고 지난 6년 동안 꾸준히 악화된 성적도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2019시즌까지 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시속 94마일 이상으로 유지했다는 점과 구위 자체가 눈에띄게 나빠진 것이 아니라는 점은 그래도 고무적인 요소다. 건강을 되찾고 친정에서 심리적으로도 안정된다면 의외의 반전을 이뤄낼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준우승 후 전력을 상당히 정리한 탬파베이는 아처에게 일단 기회를 충분히 줄 전망이다. 과연 아처는 친정에서 부활을 알릴 수 있을까.(자료사진=크리스 아처)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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