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첫 집단전파..4차 대유행 방아쇠 당기나

이형진 기자,이영성 기자,김태환 기자 2021. 2. 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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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발 변이 확진자 친인척 4명 추가 확인..관련 확진자 38명
전문가들 "날씨도 따뜻해지고 활동이 많아지면, 3~4월 대유행 가능"
2일 서울 중구 서울역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민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2021.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이영성 기자,김태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지역사회로 집단전파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 10월 이후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는 모두 입국 및 자가격리 과정에서 발견됐다. 일부 가족간 전파가 이루어졌지만 지역사회 확산은 없었던 상황이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3차 유행이 진정 국면에 있지만 아직 완연한 감소세라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과 국민들의 방역 피로, 봄철 활동량 증가 등이 맞물리면 4차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해·양산·나주 거주 외국인 4명 '영국 변이' 감염 확인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3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지역사회 감시 강화과정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4건 발견됐다"면서 "4건은 모두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집단발생' 관련 사례"라고 밝혔다.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집단발생' 관련 확진자는 현재까지 경남 김해에서 18명, 양산 11명, 전남 나주 8명, 부산 동구 1명 등 총 38명이다. 이들은 모두 시리아 국적 외국인으로 가족과 친인척, 지인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이들 중 양산 2명, 김해 1명, 나주 1명 등 4명의 친인척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확진자는 지난해 12월2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입국해 지난 1월7일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에서 확진됐다. 경남 김해에서 동거가족 4명과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친인척들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최초 확진자가 자택 2층에서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친인척들이 1층 집을 드나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4명을 제외한 나머지 34명의 확진자는 기술적인 이유 등으로 변이 검사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역학적으로 볼 때 모두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 중에는 친척 외에도 함께 사업을 하는 지인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중에도 일부 가족간 전파사례가 있었지만 지역사회로 추가 전파가 이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역당국은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집단발생과 관련 밀접접촉자 49명을 자가격리 후 격리 해제 검사를 완료했고, 그외 접촉자 136명은 일제 검사를 실시 중이다.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접촉자 검사에서 확진자가 더 나올 경우 국내 변이 바이러스 추가 확산도 우려된다.

◇전문가들 "변이 바이러스, 봄철 활동량 증가 등으로 4차 유행 시작될 수도"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4차 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높은 데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 사람들의 활동이 많아져 확산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방역당국의 카페·다중이용시설 집합금지 완화와 장기화된 방역 피로로 인한 방역 긴장도 이완도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3차 대유행이 현재 진정세로 가고 있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여전히 400명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는 각일 0시 기준 1월 21일부터 2월 3일까지(2주간) '400→346→431→392→437→349→559→497→469→456→355→305→336→467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차 대유행 당시 일일 최다 확진자(지난해 8월27일 441명)와 유사한 수준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 유입으로 충분히 4차 유행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이미 지금 지역사회로 퍼진 상황을 보면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어느 정도 시작됐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날씨도 그렇고, 방역당국이 거리두기도 좀 풀었고 설 연휴 민족대이동도 있다"며 "여차하면 확진자가 늘어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충분히 4차 대유행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내에서 확산되는 와중에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학교는 등교를 하고, 날씨도 따뜻해져 사람들의 활동이 많아지면, 3~4월에는 대유행이 올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회적거리두기, 변이, 예방접종 진행 등의 다양한 요소가 유행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확한 예상은 어렵지만 4차 유행은 온다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4차 유행이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3월과 4월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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